이해찬 “일방적 당정협의 받지 말라”…정부 부동산 정책에 불만 표출

강성휘 기자 ,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7-06 17:23수정 2020-07-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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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일방통행’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낸 건 부동산 대책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내에 ‘대책은 정부가 만들고 책임은 민주당이 진다’는 불만이 상당하다”며 “이 대표가 ‘일방적 당정협의를 받지 말라’고 한 것도 욕먹을 바엔 당이 좀 더 주도적으로 정책 설계에 참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에 다르면 이 대표는 “정부 정책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강력하고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주택 공급 확대, 다주택자 과세 강화 등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지난주 국토교통부가 후속 대책을 민주당에 보고했으나 당 지도부는 “기존 대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다음 주 중으로 기획재정부와 국토부가 새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면 이를 바탕으로 당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뿐 아니라 취·등록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강력한 세금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다주택자나 외국인, 법인 등에 12~30% 취득세율을 적용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당정청 협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싱가포르 사례를 언급했고 이 대표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부가 12·16부동산대책을 통해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폭 역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공급 대책에 있어서는 당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날 최고위에서 이 대표 역시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획기적 공급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생애최초 분양을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3000세대 이상 대단지 규모 공급이 필요한데 이 경우 개발 기대감에 따른 주변 집값 상승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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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이날 최고위에서 “‘종부세 인상’의 경우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인상’과 같이 그 규제 대상을 명확히 표현해 오해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다주택 및 고가 주택 소유자 종부세를 인상하려다 실수요자로부터 큰 반발에 부딪혔던 기억이 남아있는 듯하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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