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장관 내정’ 이인영 “오작교 못놔도 노둣돌 놓겠다”

강성휘기자 입력 2020-07-03 21:28수정 2020-07-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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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

3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지명 절차에 응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5천 만 국민, 8천 만 겨레와 함께 다시 평화의 꿈, 통일의 꿈을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공존과 평화를 통해 더 큰 번영의 길로 가는 멋진 민족임을 함께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통일부 장관 지명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당청과 통일부 모두 “이번에는 정치인 출신이 통일부를 맡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으며 이 의원 역시 평소 자신의 정치 목표가 통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온 만큼 여권에서는 “이 후보자 말고는 다른 카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4선인 이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다. 민주당 내 주류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리더이자 고 김근태(GT) 전 의원의 뜻을 이어받은 이른바 ‘GT계’ 수장으로 꼽힌다. 별명도 ‘리틀 김근태’다. 한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명 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김근태 전 의원이었을 것”이라며 “못 이룬 김 전 의원의 꿈을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과거 통일부 장관을 희망했지만 복지부 장관으로 기용되며 끝내 뜻을 펴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정치 입문 전부터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1987년 전대협 선전 문구 ‘통일의 물결로 굽이쳐라 내 사랑 한반도여’를 만든 사람이 바로 이 후보자였다. 초선이던 2007년 저서 ‘나의 꿈 나의 노래’에서는 자신의 정치 목표를 “마침내 통일을 실현하고 평등을 실천하는 정치”라고 썼다. 2017년부터는 매해 여름 강원 고성과 경기 파주까지 이어지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약 300㎞를 걷는 ‘통일걷기’ 행사를 주최해왔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 국면에서도 닷새를 할애해 민통선을 걸었다.

한 여권 인사는 “이 후보자가 첫 일성으로 민중가요 ‘직녀에게’ 가사를 인용한 것 자체가 북한 이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 없어도 반드시 만나야 한다’는 가사가 들어가는 ‘직녀에게’는 대표적 통일 염원 노래다. 친북 성향의 한 미국 한인단체는 단체 이름을 ‘노둣돌’로 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장관 임기 동안 남북 정상회담 성사 등 가시적 성과를 낼 경우 ‘제2의 정동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의원은 이후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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