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의회 치욕의 날…여당 독재 폭거 시작됐다”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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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사진=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자 미래통합당에서는 “의회 치욕의 날”이라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은 사라지고 어명(御命)만 남았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으로는 민주당의 양보 없이 통합당의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무(全無)하다는 것이 재확인됐다는 자조도 나왔다.

29일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뒤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 ‘상임위원 강제배정’ 등을 두고 “여당 독재 시작 첫날”, “사실상 폭거가 시작됐다” 등의 성토가 잇따랐다.

특히 통합당 의원들은 상임위원 강제 배정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과 여당은 103명의 통합당 의원을 강제로 상임위에 배정했다”며 “국회를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시킨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또 “우리 의원들은 어떤 이유로 어떤 상임위에 배정됐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며 “여당 지도부가 입법 목표 달성하기 위해 국회를 짓밟고, 국민 뜻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에서 저희 통합당이 야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당의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맘만 먹으면 어떤 법이든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팩트 투쟁을 통해 국민 여론을 얻는 방법밖엔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 아니냐”며 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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