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원구성과 北도발에 진퇴양난…복귀 여론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7일 12시 31분


코멘트

상임위 대신 특위 선택했으나 우려 목소리도 나와
"중도 우리처럼 분노 안해…나중에 후회 안했으면"
단독 특위 실효성도 지적…"직접 상임위 들어가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 폭파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에는 참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국회 원 구성 협상 결렬로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라 혼란이 가중된다.

통합당은 지난 16일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며 전원이 상임위 사임계를 제출한 상태다. 거여(巨與)의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과 강제 상임위원 배정에 항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하루도 안 돼 북한의 도발 행위로 인해 관련 상임위 활동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

우선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 내 외교·안보특위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원 구성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만큼 아직 상임위 복귀 의사는 없다는 설명이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됐을 때는 초당적으로 지원하겠다 했는데 이는 잘못된 원 구성이 아니라 제대로 된 원 구성이 있었을 때 협조하겠다는 게 일관적 입장”이라며 “(상임위 복귀에) 앞서 당 내에서 면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도록 긴급 특위를 가동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중요한 시기에 의원들이 상임위에 들어가지 않는 모습이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적 위기인 만큼, 국방위나 외통위 정도는 가동했으면 좋겠다”며 “법사위원장을 누가 갖느냐의 문제로 중도층은 우리 마음처럼 분노해주지 않는다. 투쟁은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당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썼다.

하태경 의원도 “통합당은 3대 외교안보 상임위(국방위·외통위·정보위)에 참여해 북한 위협에 대한 초당적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폭거는 용납할 수 없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국가 안보는 그보다 더 중차대한 문제이고 상위의 가치다”라고 짚었다.

여권이 북한에 대한 소극적 대응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이야말로 야당 역할을 해야하는 명분을 내세울수 있는 ‘호기’라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포착된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인 대북정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지금, 야당으로서 응당 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라며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때 상임위에서 역할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특위가 상임위만큼의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당장 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방부와 통일부 장관을 국회로 부를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장관이 요청에 응할 지 알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도 통합당 자체적인 회의 등을 운영하며 정부 관계자들을 불렀으나 불참한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특위보다도 통합당 의원들이 직접 상임위에 들어가 목소리를 내는 게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비상 상황 속에서 야당에 초당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어 이 또한 통합당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통합당을 향해 “코로나 국난과 비상경제 상황 속에서 남북한 문제까지 겹치고 있는데다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적기에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조속하게 나머지 상임위도 구성해 일하는 국회를 완성해야 한다”며 “통합당은 무익한 보이콧을 멈추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