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시달리게 해주겠다” 개성공단-금강산 추가 조치 예고

황인찬 기자 입력 2020-06-06 03:00수정 2020-06-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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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전단 금지 추진에도 北 “갈데까지 갈 것” 연일 압박
내퍼 “남북관계 어떠한 진전도, 북핵-미사일 포기가 전제조건”
남남갈등 이어 한미 새 마찰 소지
김홍걸, 살포제한 법안 대표 발의
통합당 “김여정 하명법 만드나” 미래통합당 서정숙 조태용 신원식 지성호 의원(왼쪽부터)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날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를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 교류 백지화’를 겁박하는 담화를 낸 지 하루 만인 5일 담화를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 착수 지시를 내리면서 ‘대북전단’과 관련된 압박 강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추가적인 대남 조치를 예고하면서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독자적 남북 협력 드라이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北 “김여정이 대남사업 총괄”
북한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실무집행 검토사업 착수 지시를 내렸다”면서 “첫 순서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 있는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며 이미 시사한 여러 가지 조치들도 따라 세우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김여정이 담화에서 언급한 연락사무소 폐쇄에 이어 남북 군사합의 파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등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담화는 그러면서 “남측이 몹시 피로해 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차(곧)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며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고 했다. 특히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 경고한 담화”라며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총괄하며 이번 대북전단 압박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북한이 이틀 연속 대남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간 대북 공조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접경지역 시장 군수와 만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국민 다수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긴장 조성 행위에 대해 아마 대부분 반대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안보라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안보”라고도 했다. 전날 김여정 담화 이후 통일부가 즉각 ‘대북전단 금지법’ 추진 의사를 공식화한 데 이어 ‘안보’를 내세워 재차 법제화를 강조한 것.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이날 대북전단을 반출 물품으로 규정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 살포가 가능케 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 美 내퍼 “남북 어떤 진전도, 비핵화와 함께 가야”
정부가 “국민 다수가 지지한다”며 대북전단 금지법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미국의 우려도 감지되고 있다.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 시간) “남북 관계의 어떠한 진전도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가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과의 협력에서) 중요한 조건은 북한이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압박 정책을 할 것이며, 이는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한국 정부의 완화 움직임과 별개로 대북 압박 정책을 재확인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대화 재개에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북한이 자신의 정권을 비판해 왔던 사람들의 활동을 중단시키는 것을 요구했다”고 평가했다.


야당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래통합당 지성호 조태용 신원식 서정숙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국민을 협박하고 위협하는 북한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못하고 오히려 ‘김여정 하명법’(대북전단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하니 참담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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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김여정#대남사업#대북전단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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