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1일 국회의장 공관서 5부 요인과 만찬…14년 만에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22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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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맞아 부부동반 만찬회동하며 문희상 퇴임 축하
"대통령이 직접 의장공관 찾아 새로운 예우 문화 만들어"
文대통령 "국민은 일하고 협치하는 국회를 바라고 있어"
"당분간 자유인 신분 만끽하며 정치원로로 역할 다해주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문희상 국회의장 초청으로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5부 요인과 만찬을 함께 하며 문 의장의 퇴임을 축하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22일 밝혔다.

만찬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문 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정세균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 내외가 함께 했다.

이번 만찬은 문 의장 부부의 금혼식과 정치인생 마무리를 맞아 문 대통령 등이 국회의장 공관을 직접 방문해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1일이 ‘부부의 날’임에 따라 문 대통령과 5부 요인 모두 부부동반으로 모였다.

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퇴임하는 5부 요인 중 한 분을 대통령이 당사자의 공관까지 찾아 위로하고 축하함으로써 새로운 예우 문화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대법원장과 헌재소장 등 다른 5부 요인이 퇴임할 때도 축하하는 자리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회의 새로운 협치 모델도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국회의장 공관 방문은 입법부를 존중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라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의 국회의장 공관 방문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채정 전 의장 공관을 방문한 이후 14년 만이다.

한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께서 국회의장 공관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께도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극복과 경제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협치와 통합의 정치를 할 것이란 메시지를 준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한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건배사를 통해 “일하는 국회, 협치하는 국회를 국민이 바라는데 두고두고 후배 의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문 의장의 퇴임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 인연을 돌아보면 참여정부 때 의장께서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하실 때 제가 민정수석으로 모셨고 후배 비서실장이 됐다. 또 같은 시기에 같은 당 소속으로 함께 국회의원도 했고 오늘에 이르러 의장님과 저는 각각 입법부와 행정부 수장으로 나란히 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각별한 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임 이후 구상은 잘 모르지만 우선은 자유인 신분을 만끽하시기 바란다”며 “오랫동안 정치 원로로 정치와 사회 곳곳에서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만찬 인사말에서 “현재 대통령께서 역사에 남을 일을 많이 하고 계시고 특히 남은 임기 중 국회와의 관계를 잘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이런 때에 직접 대통령이 의장공관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역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직접 의장공관에 방문한 것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며 “저한테는 더 없는 영광이고 가장 행복한 금혼식을 갖는 부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 총리도 “40년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는 문 의장을 축하드린다”며 “문 의장은 평생 의회주의자로 후배 정치인에게 좋은 귀감이 되셨다”고 덕담을 했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만찬에 앞서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화목하게 지내지만 부화뇌동하지 않는다)의 정신으로 걸어온 40년,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이는 문 의장이 자신의 정치철학을 나타낼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전날 문 의장이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을 겁내도 되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며 사면론을 언급했지만 문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에서는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오가지 않았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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