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연합 대신 친문단체 손잡은 與… ‘사실상 위성정당’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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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5개 정당과 창당 협약

민주당 불출마 의원들과 오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윤호중 사무총장(왼쪽부터)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총선 불출마 의원들과 오찬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신창현, 이규희 의원은 이날 비례연합정당 파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민주당 불출마 의원들과 오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윤호중 사무총장(왼쪽부터)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총선 불출마 의원들과 오찬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신창현, 이규희 의원은 이날 비례연합정당 파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전담 연합정당 창당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보진영 원로들이 주도하는 ‘정치개혁연합’(정개련) 대신 친문 성향의 ‘시민을 위하여’를 선택했다. 우희종, 최배근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시민을 위하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며 검찰개혁을 주장했던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개국본) 등이 주축이 된 비례대표용 정당이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17일 “‘시민을 위하여’가 창당등록과 정당교부증을 받은 유일한 플랫폼이라는 점 때문에 신속하고 질서 있는 추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 위하여’와 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 5개 정당이 맺은 협약에는 △민주당이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 순번을 배려한다 △개혁법안 퇴행 시도와 부당한 탄핵 추진에 맞서 공동 대응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결정으로 민주당이 애초부터 친문 중심의 비례연합정당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개련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로들 중심으로 당황스럽고 화도 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그동안 명분을 쌓아오다가 이번에 자기들의 위성정당을 공식화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민주당이 정개련을 위성정당 창당을 위한 ‘명분’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비례연합정당으로 파견될 민주당 의원들의 면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윤 사무총장은 이날 불출마하는 최운열 이훈 심기준 이규희 신창현 의원과 오찬을 함께하며 사실상 비례연합정당 파견 문제를 설득했고 이규희 신창현 의원은 현역 파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범진보 진영의 비례정당은 ‘시민을 위하여’와 민주당 등이 참여하는 연합정당과,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이 만든 열린민주당 등 두 축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 친문 색채가 강한 정당들이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주말 자체 비례대표 후보자 20여 명을 발표하고 자력으로 총선을 완주할 방침이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최강욱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은 열린민주당 공천을 신청했고, ‘열린캐스팅’을 통해 당원 1000명으로부터 받은 비례대표 후보 추천 명단에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생당은 이날 비례연합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장정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범민주개혁세력의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가 참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생당은 18일 최고위원회에서 참여를 최종 추인할 계획이다. 이석기 전 의원 등이 참여했던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주축인 민중당의 이상규 상임대표도 17일 오전 국회에서 “민중당은 선거 연합당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민중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윤 사무총장은 “이념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 간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종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를 비례대표 후보 6번으로 낸 녹색당과도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녹색당은 “녹색당이 뽑은 후보에 대한 ‘거부’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지현·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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