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성탄 선물 위협 속 동두천 美기지서 실수로 심야 공습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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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8일 0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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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2사단 2-8기병대대 장병들이 경기도 동두천 미2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평택 이전을 위해 중화기 등의 장비가 기차에 적재되 평택으로 출발하고 있다.  2016.7.13/뉴스1 © News1
주한미군 2사단 2-8기병대대 장병들이 경기도 동두천 미2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평택 이전을 위해 중화기 등의 장비가 기차에 적재되 평택으로 출발하고 있다. 2016.7.13/뉴스1 © News1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위협이 고조됐던 지난 26일 밤 동두천 미군기지인 캠프 케이시에서 ‘공습 경보’ 비상 사이렌이 실수로 잘못 울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이 연말 시한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공언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중대 도발에 대한 우려카 커지는 가운데 일어난 한바탕 소동으로 부대원 전체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워싱턴포스트(WP)·CNN 등은 27일(현지시간) “북한 접경과 가장 가까운 캠프 케이시에서 실수로 취침 나팔대신 비상경보 사이렌이 잘못 울렸다”며 “북한이 반갑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협하는 와중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나 기지가 잠시동안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제2보병사단 대변인인 마틴 크라이튼 중령은 이날 WP에 “오후 10시쯤 평소와 마찬가지로 취침 나팔이 울려 퍼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인적 오류(human error)로 비상경보 사이렌이 울렸다”고 말했다.

이 실수로 기지에 있던 군인들이 당황했으며, 몇몇 군인들은 오경보임이 확인되기 전까지 군복 차림으로 달려 나왔다고 WP는 전했다.

미군 육군 장병들이 사용하는 비공식 트위터 계정에 당시 상황이 담겨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트위터에는 “여기 온 지 2주 밖에 안됐는데 경보음이 울렸다. 우리 부대원들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한 번도 (경보를)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이런 젠장 혈압 오르게 하네’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계정에는 ”캠프 케이시 내 누군가가 취침 나팔 대신 전쟁 버튼을 누르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오경보였지만 부대 전체를 화나게 했다“고 적혀 있다.

캠프 케이시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 부대로, 북한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사일 타격의 주 타깃이 될 수 있는 곳이다.

크라이튼 중령에 따르면 이번에 잘못 울린 사이렌은 공습경보 사이렌으로 불리는 것으로, 통상 군인들에게 경계 태세를 갖출 것을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공습경보가 울린 후 기계를 조작한 이는 즉각 실수를 확인하고 오경보였다는 사실을 캠프 케이시 부대에 공지했다.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통제 조치들이 이뤄졌다.

북미 간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오경보가 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월에도 하와이 미군 부대 긴급상황실이 실수로 핵무기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보를 발령해 주민과 관광객이 대피하는 사태가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공습경보 오작동 해프닝이 일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 일본 NHK가 북한이 태평양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오보를 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NHK는 27일 오전 0시22분께 북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홋카이도(北海道) 에리모미사키(襟裳岬) 동쪽 해상 2000㎞ 부근에 낙하했다는 내용의 속보를 내보냈다. 그리고 23분 뒤 이 보도 내용이 잘못됐다고 정정하는 속보를 또다시 냈다.

이와 관련해 미 군사 전문 일간 성조지(Stars and Stripe)는 ”북한의 성탄 선물 예고 속에 일본과 한국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오경보가 울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지만, 이에 대비하고 있던 미군 부대와 일본 방송사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관해 잘못된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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