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내가 日지도자라면 국익 위해 한국 끌어당길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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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퇴임 앞두고 본보 인터뷰
“각론 없는 정치행정-정책은 공허… 성과 내는 실용적 진보주의 추구”

이낙연 국무총리(사진)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이번에 경제 마찰을 겪으면서 한일 양국이 서로 깊게 끼어들어 있는 톱니바퀴 같은 관계라는 점을 (양국 모두) 깨닫게 됐다”며 “양국 경제계는 이를 잘 살려나가는 게 서로에게 이익이란 점을 충분히 인식했는데 아직 일본 정부가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퇴임을 앞두고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일본의 지도자라면 때론 한국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한국을 끌어당기려고 할 것 같다”며 “정부를 떠나도 일본 정부와 신뢰를 회복하고 우호를 두텁게 하기 위해 (현재 양국에 드리워진) 정치라는 더께를 벗겨내는 일을 할 것이다. 몇 번의 계기가 있을 것이며 그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께도 간단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20일 일본의 수출규제 부분 완화 조치가 나온 뒤 24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이 총리가 퇴임 후에도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23일로 937일째)이자 강한 내각 장악력으로 ‘책임총리’ ‘군기 반장’으로 통했던 그는 “각론이 없는 정치, 행정이나 정책은 공허할 뿐이다. 마치 신발을 신고 발바닥을 긁는 격” “국민들이 묻기 전에 미리 답을 드릴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이 총리는 인터뷰 내내 “당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는 말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낙연의 정치적 미래’를 ‘실용적 진보주의’로 규정하며 구체적인 구상을 감추지 않았다. 이 총리는 “세상이 더 공정하고 정의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믿음이 진보주의라면, 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실용주의”라고 강조했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한일 갈등#실용적 진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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