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 조국, 단호한 첫 답변 “검찰권력 과도해…개혁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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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6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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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문제가 쟁점이다. 2019.9.6/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문제가 쟁점이다. 2019.9.6/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마침내 국회 검증대에 섰다.

남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오전 8시6분쯤 국회 본청에 들어선 조 후보자는 2시간 가량 법제사법위원회 자문관실에서 청문회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공무 목적의 국회 출입증을 발급받은 조 후보자는 ‘동양대 총장에게 직접 통화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등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오전 9시57분,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 입장한 조 후보자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온 몸으로 맞으며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대기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문제가 쟁점이다. 2019.9.6/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문제가 쟁점이다. 2019.9.6/뉴스1 © News1
무덤덤하게 앞만 바라보던 조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입장한 박지원 무소속 의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악수를 나눴다. 긴장된 표정으로 야당 의원들과도 차례로 악수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 자리에 가서 위원장과도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착석했다. 일본 언론 등도 실시간 중계를 할 정도로 언론의 취재경쟁도 뜨거웠다.

오전 10시를 다소 넘겨 열린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한국당과 민주당이 진행방식을 두고 날선 기싸움을 벌였다. 조 후보자는 굳은 얼굴로 여야의 언쟁을 지켜봤다.

법사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생략하자고 했지만, 조 후보자는 준비한 모두발언을 하고 싶다고 했다. 클리어파일 안에 미리 준비해온 문서를 꺼내 마이크 앞에 섰다. 조 후보자는 담담히 모두발언을 읽어내렸다. 그는 “박탈감과 함께 깊은 상처를 받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법무·검찰 개혁을 완결하는 것이 제가 받은 과분한 혜택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길이며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이 끝나자마자 청문회장엔 고성이 터져나왔다. 청문회가 시작된지 17분만에 “조용히 하세요”라는 위원장의 제지가 나왔다. 여상규 위원장이 의사진행발언을 생략하고 바로 질의에 들어가겠다고 하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 일어나 위원장석으로 나가 항의했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위원장이 “조용히 해달라. 좀 앉아주세요”라고 수차례 목소리를 높였고, 송 의원이 계속 항의하자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까지 나와 송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청문회를 파행시키려 하잖아”라고 날을 세웠고 송기헌 의원은 “비정상이다”라고 흥분했다.

여 위원장은 “이런식으로 청문회를 지연시키면 차수변경을 해야 한다”며 “시간이 모자란다. 뭐가 비정상이란 말이냐”고 맞섰다. 여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왜 말을 막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할 말을 다하세요. 시간제한이 없습니다”라고 조 후보자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 후보자의 첫 답변은 검찰개혁이었다.

첫 질의를 맡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조직적 반격을 예상했을텐데 왜 후보(지명을) 수락했느냐”고 질의하자, 조 후보자는 “전세계 어느나라보다 (우리나라의) 검찰 권력이 너무 과도하다고 봐서 오래 전부터 검찰개혁을 주창해왔다. 그게 저의 소신이다”라고 답했다. 답은 단호했다.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지만 검찰 개혁 소신을 밝힐 때는 흔들림 없이 말을 이어갔다.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질의를 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첫 질의에선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와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는 표창원 의원의 엄호가 있었지만, 두번째 질의자로 나선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은 곧바로 동양대 최성해 총장에게 왜 전화를 걸었느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조 후조자는 “제 처가 통화 끝에, 통화 끝에 받았다”며 “(동양대 총장에게)송구하다고 말했고 사실대로 밝혀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이 “아버지는 위선이고 어머니는 청탁과 반칙 제조기고, 딸은 거짓말하는 거짓패밀리”라고 몰아붙이자, 조 후보자는 굳은 표정으로 장 의원을 응시했다.

이어 민주당의 금태섭 의원이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와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젊은이들의 상처를 깊게 했다”고 지적할 땐, 조 후보자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진보진영의 모럴해저드와 언행불일치의 아이콘이라는 뼈아픈 비판을 받는 만큼, 여당에서도 이를 꼬집는 발언이 나오자 조 후보자는 책상 위 메모를 잠시 바라보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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