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과 20분간 통화를 하고 한일 갈등 사안은 물론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현안을 논의했다. 다음 달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단축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기 전 양국 외교장관이 전화 핫라인으로 상황 관리에 나선 것이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25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고 외교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자”며 “우리는 외교적 협의의 준비를 갖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6일 외교 당국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 당국 간 소통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보다는 좋은 흐름을 만들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중순 일본에서 계기가 있었는데도 한일 국장급 협의조차 성사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일 외교장관이 접촉에 성공했다는 것은 양측의 소통 의지가 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일본 수출 규제를 경제산업성에서 주도하고 우리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대응해온 만큼, 한일 갈등의 전면전에서 한발 비켜 있던 한일 외교 라인이 대화 재개 논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어찌 됐든 이날 전화 통화가 이뤄지고 ‘다자회의 등 각종 계기’를 활용해 한일 외교장관이 의견을 교환해 나가자고 합의한 만큼 다음 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한일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일 3자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는 두 회담을 모두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일 갈등 적극 중재는 꺼리고 있지만 ARF에선 자연스럽게 막후에서 대화에 관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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