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석, 연일 日수출규제 페북글…野 “언행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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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5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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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2019.2.15/뉴스1 © News1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2019.2.15/뉴스1 © News1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사태와 관련한 기사를 게재하거나 관련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번 사안이 자신의 주된 업무영역은 아니지만 범정부적 총력 대응 차원에서 여론전에 힘을 보태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야권에서는 ‘언행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수석은 15일 페이스북에 일본이 한국을 이른바 안보상 우대국인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총 767개 품목에서 일본산 소재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신문 기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일본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대북 제재·군사용 품목을 지적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잇달아 게재했다. 유엔 안보리의 지적은 오히려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성 기사다.

지난 주말(13~14일)에도 조 수석은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부 실무자 간 양자협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는 보도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수출 규제라는 강수를 둔 이유를 정치·경제적으로 분석한 한겨레 21의 ‘100년 전과 닮았다’라는 기사를 올리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오는 23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와 관련해 논의될 것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보도자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수출규제조치 관련 브리핑 전문, “한국의 수출통제 시스템은 국제적인 투명성을 보장한다”는 산업부의 브리핑 내용도 게시했다.

지난 13일에는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회를 언급하며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나온 ‘죽창가’를 들을 수 있는 링크를 올리기도 했다. 1894년 반외세·반봉건을 주장했던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지난 12일엔 일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다룬 일간지 칼럼의 내용을 인용해 올리는 등 최근 나흘 동안 이번 사태와 관련해 10여건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정기관을 총괄하고 공직기강·법무 영역을 책임지는 조 수석이 이번 사안을 연일 언급하는 것은 특정 수석실을 넘어 청와대와 정부 전체가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읽힌다. 법무부는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꾸려진 범부처 대응 태스크포스(TF)에 속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야권에선 조 수석의 이런 활동이 지나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조 수석의 ‘죽창가’ 언급과 관련해 “외교 갈등을 의병과 죽창으로 풀 수가 없는 것”이라며 “반일감정을 부추기다 보면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따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부, 조국 민정수석과 청와대 참모, 여당은 부디 국익을 위해 언행을 각별하게 주의하고 냉철하게 행동해달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이 여유 있게 드라마를 보고 죽창가를 올린 지난 13일 토요일은 비상사태를 맞아 부품 조달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긴급 회의를 소집한 날”이라고 꼬집었다.

14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WTO 보도자료를 공식 배포 10여분 전에 조 수석이 미리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의 민감한 공식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에 조국 민정수석의 페이스북에 먼저 올라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단순한 해프닝으로 취급하는 그의 인식에서 오만을 넘어 독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우려까지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언제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업무가 민정수석 소관이었나. 경제수석이라면 몰라도 민정수석이 관여할 일은 아니다”라며 “본인을 청와대와 국정을 총괄하는 ‘왕수석’이라고 인식하는 오만함이 여과없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은 야권을 중심으로 자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이날 저녁에도 이날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번 대통령님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고 적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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