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평균 6억8147만원 역대 최고
올들어 매물 33% 급감 ‘품귀’ 심화
전세수급지수 108… 5년만에 최고
“당분간 가격 상승세 계속” 우려도
이달 초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한 30대 부부는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에서 전용면적 84㎡ 전세를 알아보다 결국 포기했다. 올해 1월 4억 원대였던 전세가 최근 호가 기준 5억5000만 원까지 올랐던 것. 부부는 결국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150만 원짜리 반전세로 계약을 해야 했다. 3830채 규모의 이 단지 전세 매물은 26일 현재 3건에 그친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주변에 학교가 모여 있어 아이가 있는 30, 40대가 전세를 많이 찾는데, 지금은 전세 자체가 거의 없고 가격도 너무 올라 반전세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데다 신규 공급이 적어 매물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보다 전세 매물이 33% 넘게 감소하면서 당분간 전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서울 평균 전세가 역대 최고
26일 KB부동산이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평균 전세가격은 6억8147만 원으로 2011년 6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이달 중위 전세가격은 6억 원으로 2022년 9월(6억658만 원) 이후 3년 7개월 만에 6억 원을 다시 넘어섰다. 서울 전세 가격은 전월 대비 0.86% 올랐고, 구별로는 강북구(3.86%)가 역대 가장 많이 오르는 등 서울 외곽의 오름세가 컸다.
반전세 등 월세를 낀 계약이 많아지며 월세 가격 역시 3월에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을 넘은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1.1로 2015년 6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이처럼 서울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데는 매물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1일 2만3060건이었던 전세 매물이 26일 기준 1만5422건으로 33.2% 줄어들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전용 44㎡ 전세가 3억2000만 원에 나와 있다”며 “가격이 너무 높지만 그나마도 2000채 넘는 단지에 전세는 딱 2건뿐”이라고 전했다.
● “매매시장 자극 우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4로 직전 주(105.2)보다 3.2포인트 올랐다. 2021년 6월 넷째 주 110.6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2021년은 2020년 7월 임대차 2법(계약갱신요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의 영향으로 신규 전세 매물이 대거 끊겼던 시기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30평대 전월세 수요가 많은데 물건은 귀하다 보니 집 상태가 좋으면 대기까지 건다”며 “전세 구하겠다고 대기하는 팀이 5팀이나 될 정도로 지금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세가격 오름세가 매매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입주 물량이 늘어나거나 수도권으로 수요가 분산돼야 하는데, 공급 자체가 적어 앞으로도 전월세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계속 전세가 오르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며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매매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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