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광주시민도 품어야”…의지 강하지만 험난한 광주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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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6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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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광주행, ‘보수 결집’ ‘투사’ vs ‘포용’ ‘통합’ 분분

장외 투쟁에 본격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역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 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 대회에서 광주 시민단체 항의 속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19.5.3/뉴스1 © News1
장외 투쟁에 본격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역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 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 대회에서 광주 시민단체 항의 속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19.5.3/뉴스1 © News1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이틀 앞둔 가운데 광주 방문을 예고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황 대표는 “광주시민도 국민”이라며 광주행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황 대표는 ‘국민 속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민생투쟁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다. 텃밭인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방문을 시작으로 충청 일정을 소화한 황 대표는 오는 18일 광주 방문을 예고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놓고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18 폄훼 발언 의원 징계를 결론 내지 못한 점, 당 행사에 폄훼 발언을 옹호한 유튜버를 초청한 점 등을 거론하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를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황 대표가 5·18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것은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은 대표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지난 3일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지만 ‘물세례’를 맞으면서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방문한 것이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간사 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징계 여부 및 수위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여야 추천 외부인사들로 구성한 윤리특위 자문위원회의 의견 표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위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위원들이 민주당 추천인 장훈열 위원장이 5·18 유공자 출신이므로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거부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론지으려 했지만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논의하지 못한 이후 지금까지 결론 짓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민 등의 반발도 거세다. 오월단체들은 징계 문제를 결론 내지 못한 상태에서 황 대표가 광주를 방문할 경우 자칫 추모 분위기를 헤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5·18 기념식에 황교안이 오는 것은 전두환이 오는 것이다. 기념식 참석을 막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른 물리적 충돌이 발상할 수도 있다.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두고 ‘투사’ ‘순교자’ 이미지로 보수층 민심을 결집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의견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방문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 등이 발생할 경우, 성남 광주의 민심이 영남·보수층의 결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황 대표가 자신의 의도대로 징계를 결론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광주를 방문해 성남 민심을 달래고 ‘통합·포용’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궁극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을 포섭하려는 의도라는 의견도 있다. ‘국민’ ‘국민 속으로’ ‘민생’을 강조하는 황 대표의 행보를 비춰볼 때 보수층 결집을 위한 광주 방문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피해자 이미지 등으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겠다는 것은 극단적인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광주를 방문하는 황 대표의 의도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황 대표는 첫 광주 방문 당시 “그분들(광주시민)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정당 정치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같이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는 적이 없다. 우리의 적은 밖에 있다. 우리 안에서는 어려운 것을 극복하면서 잘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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