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데스노트 오른 이미선…靑 “2~3일 상황 좀 보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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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1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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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 원대 주식을 둘러싼 미공개정보 이용 거래 의혹, 자기 재판 관련 주식 보유 의혹 등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집중 추궁받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이른바 정의당의 '데스 노트'에 올랐다.

정의당은 이미선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가 열린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이 정도의 주식투자 거래를 할 정도라면 본업에 충실 할 수 없다. 판사는 부업이고 본업은 주식 투자라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또 "국민이 바라는 헌법재판관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시대의 거울인데, (이 후보자는)그 규모나 특성상 납득하기 힘든 투자 행태로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사법개혁과 공정사회를 중요 과제로 추진했던 정의당으로서는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속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임명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정의당이 찍은 후보는 대부분 낙마한다는 의미의 ‘정의당의 데스노트’는 인사청문회 징크스 중 하나다.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정의당의 데스노트에 올라 결국 하차했다.

상대적으로 여권에 우호적인 정의당까지 야 4당이 일제히 이 후보자에게 등을 돌리면서 청와대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식은 투명하게 다 드러나는 부분이라 장난을 칠 수 없고, 주식과 관련된 부분은 현 정부가 세운 인사검증 7대 기준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사항”이라면서도 "2~3일 정도 조정과정이 있으니 상황을 좀 보자"고 말했다.

대통령 지명 몫인 이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2017년 주식관련 논란으로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낙마한 전례가 있는데다, 최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한 임명강행 등으로 여론이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 이 후보자 외에도 김 전 대변인의 공석을 채우고 국토부·과기부 장관 후보자까지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이어서 청와대의 고심은 클 것으로 보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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