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화 후 대북 접촉 가능성…원포인트 정상회담 재현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평양에 도착하면서, ‘하노이 선언’ 무산에 대한 평가 및 대책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남북 대화의 ‘시기’에도 관심이 모인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새벽 3시쯤 전용 열차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가질 거라는 예측을 내놨지만, 예상과는 달리 베이징을 거치지 않고 서둘러 귀국했다.
김 위원장이 귀국을 서두른 이유로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됨에 따른 대책 논의가 시급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평양에 있는 참모들과 서둘러 하노이 회담의 결렬 원인을 분석 및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가 모두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는 데에선 긍정적인 상황이다. 양쪽 모두 회담 결렬 직후 파장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데다 실무급 대화의 지속성을 시사하면서 추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직까지 가능성만 열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남북 대화의 시기는 물론 접촉 방식에도 관심이 끌린다.
다만 정부에서 북한의 내부 정치 일정과 상황 정리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만큼 남북 대화가 당장 시급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4일)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라며 “북미가 인내심을 갖고 이탈하지 않도록 우리가 최선을 노력을 다하자”고 강조하면서, 정확한 상황 파악부터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날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을 갖기로 한 것도 미국의 요구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일환이다.
우선 한미 북핵 대표가 만나고 난 이후 한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문 대통령도 지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가까운 시일내에 직접 만나 심도 있는 협의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럴 경우 문 대통령이 3월 중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그 이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남북이 지난해 5월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었기에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도출된 중재안을 가지고 김 위원장을 설득한다는 시나리오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김 위원장과 우선적으로 접촉해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설 수도 있다.
일각에선 남북이 그동안 세 차례나 회담을 하면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설되는 등 다양한 채널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두 차례 정도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에선 북미 양쪽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돌아서 버린 만큼, 중재에 나설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는 인식 아래 섣부르게 움직일 수 없다고 보며 말을 아끼고 있다. 북미를 모두 만족시킬 중재안을 제시해야 또 한번의 ‘핵 담판’이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역시 평양에서 당분간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북한 내부에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어 이 또한 고민거리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의 입장으로선 2020년 완료 목표인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달성을 위해 구체적 경제 성과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대북 제재 해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의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기에 당분간 김 위원장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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