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베트남 경제발전 상징 ‘하이퐁 車-휴대전화 공장’ 견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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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1박2일 핵담판]

“北일행 빈패스트 공장 방문 환영”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탄 차량이 27일(현지 시간) 베트남
 항구도시 하이퐁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리수용과 오수용 경제부장, 김평해 
간부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 수행단 10여 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별도로 이날 산업단지인 하이퐁과 관광지인 할롱베이를 둘러봤다. 하노이=AP 뉴시스
“北일행 빈패스트 공장 방문 환영”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탄 차량이 27일(현지 시간) 베트남 항구도시 하이퐁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리수용과 오수용 경제부장, 김평해 간부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 수행단 10여 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별도로 이날 산업단지인 하이퐁과 관광지인 할롱베이를 둘러봤다. 하노이=AP 뉴시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대표단의 하이퐁 빈패스트 자동차 공장과 빈스마트 손전화기 공장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27일 오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110km가량 떨어진 하이퐁에 있는 베트남의 첫 완성차업체인 ‘빈패스트(Vinfast)’ 공장 입구 기둥엔 이렇게 ‘조선어’로 된 환영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하노이에서 하이퐁으로 가는 길가엔 인공기와 베트남 국기가 나란히 바람에 나부꼈고,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됐다. 하이퐁시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신해 현장을 찾은 북측 고위급 수행단을 극진히 맞았다.

○ 北 ‘경제팀’, 베트남 첨단산업단지 찾아

이날 하이퐁시 시찰에 나선 대표단은 북한의 외교 수장인 리수용 당 국제부장을 필두로, 오수용 경제부장, 김평해 간부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10여 명이었다.

이들은 오후 베트남 경제발전의 상징적 장소인 빈패스트 자동차 공장, 그리고 휴대전화 업체인 ‘빈스마트(Vinsmart)’, 버섯 재배 농장 ‘빈에코(Vinecho)’를 둘러본 후 오후 5시 하이퐁 당서기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특히 시찰단 가운데 오수용이 눈에 띈다. 그는 북한의 첨단산업을 이끄는 전자공업상,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을 거친 경제통으로 북한 경제 개방과 발전의 상징적 인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경제시찰의 단골 멤버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미 핵 담판을 앞두고 바쁜 김 위원장이 오수용을 대신 보내 북한 경제발전 의지를 발신한 셈”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본격적인 경제개발은 대북제재 완화 이후에 가능하지만 그에 앞서 베트남 성장 노하우를 전수받아 사전 준비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중국에 경제시찰단을 보내는 것처럼 베트남에도 교육생을 보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 김정은 경제시찰 앞두고 예행연습 가능성도

하이퐁 현지에선 김 위원장의 전격 방문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한 현지 소식통은 “26일 빈패스트 직원들이 ‘VVIP’가 온다는 지시를 받았다는 말이 돌았다”며 “일일이 동선을 짜고 각자 위치에서 대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이후에도 다음 달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물며 공식 행사를 이어가는 만큼 하이퐁을 방문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복수의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북측 수행단의 방문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위한 ‘사전 답사’ 성격이 짙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의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하이퐁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엔 오수용 등 경제 책임자들이 나와서 실전 연습을 했다는 것. 이와 함께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박닌성 현장시찰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베트남 현지 소식통은 “북-미 간 논의할 비핵화 사안이 아직 남은 만큼 정상회담이 끝나기 전에 김 위원장이 경제시찰 등 외부 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베트남을 떠난 뒤 김 위원장이 현지에서 광폭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북한 수행단은 이날 하이퐁을 찾기 전 관광도시 할롱베이를 찾기도 했다. 할롱베이를 둘러본 후 파라다이스 선착장에서 꽝닌성 노동당서기가 주최한 환영 오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은 1964년 베트남을 찾았을 때 할롱베이를 찾은 바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과거 김일성이 했던 것처럼 열차를 타고 베트남을 찾은 김정은이 할롱베이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북한의 관광사업 개발에 관심이 높은 만큼 할롱베이 관광시설을 두루 시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노이=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하이퐁=김남준 채널A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북한#베트남#하이퐁 공장 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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