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조율 진통… 폼페이오 “이번주에 다 끝내지 못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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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26일 하노이 입성]

‘김정은 열차’ 기다리는 각국 취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전 8시 반 특별열차편으로 도착할 예정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 정문 맞은편에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이 ‘취재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25일 일찌감치 대기하고 있다. 동당=뉴시스
‘김정은 열차’ 기다리는 각국 취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전 8시 반 특별열차편으로 도착할 예정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 정문 맞은편에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이 ‘취재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25일 일찌감치 대기하고 있다. 동당=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낙관론을 펼쳤다. 핵심 참모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면서 완급 조절에 나섰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로 떠나기 하루 전인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 만찬에서 “나는 김정은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 우리는 생각이 일치한다(we see eye to eye)”고 말하면서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전에는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면 빠른 시간 내 경제대국이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나는 어느 누구도 서두르길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핵실험을 원치 않을 뿐이다. 핵실험이 없는 한 우리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부터 단속한 뒤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정책 조언그룹 카네기팀을 이끌고 있는 토비 돌턴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핵정책연구소장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비핵화 개념 공유가 북한과는 가장 어려운 숙제다. 미국과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이 생각하는 개념이 너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힌 대북 협상 관심 의제 △비핵화 개념 공유 △비핵화 로드맵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중 ‘비핵화’ 범위나 개념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기류를 전한 것. 간극이 큰 만큼 이번 회담에서 너무 디테일한 협의를 하기보다는 단계별 접근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카네기팀은 최근 비건 대표에게 2020년까지 북한 핵무기와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게 동결하는 ‘포괄적이고 검증 가능한 봉인(CVC·Comprehensive Verifiable Capping)’ 개념을 제안했다. 이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로 가는 중간 단계로 핵 동결 및 이에 대한 검증 활동을 포함하는 ‘봉인’ 방식의 협의가 현실적이라는 접근법이다.

북한이 그만큼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핵화가 신기루라는 비판도 나올 정도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북한이 과거 적국이던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누리는 베트남 모델을 따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정상회담이 있을 수도 있고 이번 주에 모든 것을 다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며 정상회담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하루 앞선 24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하노이로 향했다. 그는 하노이에 26일 오전 도착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추가 사전협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하노이=김정안 특파원
#2차 북미 정상회담#비핵화#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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