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심석희 성폭행, 전명규가 알고 있었는지 조사해야 …이번 사태 배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사진=동아일보DB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가 4년동안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사건과 관련, “배후에는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9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전 교수가 심석희와 관련된 성폭행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를 언급하며 “당시 조 전 코치가 나에게 심석희를 폭행한 이유가 전 교수의 전횡 때문이라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 전 교수가 심석희 1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며 폭행을 조장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전 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녹취록이 공개되자 자신의 목소리가 맞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해당 녹취록을 공개한 손 의원에 따르면 전 교수는 조 전 코치가 폭행 혐의로 구속되자 선수들에게 변호사 선임비용을 구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심석희 고백에 동조하는 선수들이 생길까 노심초사해 정신병이 생길 정도로 겁을 줘서 입막음 했다.

심석희 관련 성폭행 또한 전 교수가 알고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그는 “빙상계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보복의 두려움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를 가진 젊은 선수들이 철저한 위계서열 시스템 속에서 많은 것을 감당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석희에 대해서는 “어린 선수가 또 여성으로서 매우 어려운 결정을 했다. 그동안 그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다. 용기를 내줘 고맙고 어떻게든 힘이 돼주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심석희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보도자료를 통해 심석희가 조 전 코치로부터 만 17세였던 2014년부터 평창올림픽 직전까지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범행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에서 발생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