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17일 김정일 7주기 직후, 평양 정상회담처럼 2박3일’ 조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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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김정은 18~20일 답방’ 北에 제안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8∼20일 서울 답방을 제안하고 자체적인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내내 롤러코스터처럼 이어졌던 북핵 비핵화 이벤트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마무리될 경우,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프로세스가 내년부터 다시 본궤도에 올라설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 남북 교류도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단 청와대는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주요 대기업들과 연락하며 김 위원장 답방을 전제로 한 일정, 동선 등을 조율하고 있다. 청와대가 제안한 대로 이달 20일 전후에 답방이 성사된다 해도 준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4일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야경 투어’에 나선 것처럼 우리의 경제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일정도 포함될 것”이라며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이행한다면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겠다는 한미 정상의 메시지에 힘이 실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시찰 장소로는 삼성전자 등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총수가 방북했던 주요 대기업이 유력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좀 더 논의해 봐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 상황도 김 위원장 연내 답방 가능성에 조금씩 무게를 더하고 있다. 올해 북-미 간 실무 협상을 주도했던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이 방한해 3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을 만나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6일부터 중국을 찾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리용호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 2월경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과 미리 관련 논의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북한 문제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상황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어느 정도까지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에 협조할 것인지 북한이 직접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언론들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김 위원장이 내년 9월 서울을 찾는다고 긴급 보도했다가 관련 보도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는 북한이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 답방이 연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뉴질랜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다 중요한 건 그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보다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비공개간담회에 참석해 김 위원장 답방 여부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김한정 의원은 “연내가 되면 좋겠지만 (조 장관이) 긍정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또 “북한의 핵 활동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핵화는 평화로 가는 과정인데 그 부분에서 결정적 장애가 될 우려할 만한 활동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인찬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청와대 평양 정상회담#김정은 18~20일 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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