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원희룡 “잘 풀어왔어야 되는데 제가 누구 탓을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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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16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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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당한 원희룡

사진=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사진=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원희룡 후보는 16일 토론회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했던 주민 김모 씨(50)로부터 얼굴을 폭행당한 것과 관련, “잘 풀어왔어야 되는데 제가 누구 탓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죽했으면 상대방이 그랬겠는가. 거기서 출발을 해서 가야만 더 나은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니겠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원 후보는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진찰을 받아 보니 가벼운 타박상 정도라고 해서 어제(15일) 오전에 바로 퇴원을 했다”며 “충격보다도 이런 상황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그동안의 갈등 과정에 대한 자책과 또 앞으로 우리 도민들의 반대 의견과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는가라는 것 때문에 좀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김 씨가 지난해 10월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던 중 원 후보가 찾아와 “기운이 아직 많이 있으시구나”라고 말한 게 이번 사건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 부분(발언)만 부각시킨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김 씨가) 단식 농성을 40일 넘게 했는데 13일 째 제가 천막으로 찾아갔다. 건강이 상당히 위태로운 상태가 아닌가 해서 갔는데 강하게 여러 가지 주장들을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순간적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하고 다르구나, 이런 표현이 중간에 잠깐 있었다”며 “그 옆에서 반대하시는 분들이 처음부터 계속 동영상을 찍고 있던데 그 부분만 부각시켜서 ‘단식하는 사람한테 기운이 있다고 조롱했다’ 이런 식으로 했다. 제가 볼 때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행이라는 것과 굉장히 뜻밖이었다는 점 때문에 순간적으로 그런 표현이 나온 것”이라며 “단식하는 분의 텐트에 건강이 걱정돼서 찾아간 입장에서 제가 무슨 조롱을 하고 그렇게 비아냥대고 할 일이 있겠는가?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만 종합적으로 보면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조롱했다는) 느낌을 준 점에 대해선 당시에도 사과를 했었고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제주 제2공항 논란에 대해 “핵심만 말씀드리면 제2공항은 원희룡 도지사가 갑자기 추진한 사업이 아니라 20년 이상 도민들의 요구사항이었고 역대 도지사, 역대 국회의원들 모두가 공약사업으로 내걸었던 그런 사업”이라며 “도지사가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중앙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입지가 어디냐가 문제인데 ‘왜 사전에 지금 온평리 성산 지역의 주민 동의를 안 받았느냐’ 이게 핵심적인 쟁점”이라며 “구체적인 입지에 대해서는 당시 부동산 투기 등의 문제 때문에 토지거래 허가 지역으로 사실은 입지 자체는 전격적으로 발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원 후보는 제주 난개발 논란에 대해 “제주도의 중국 자본과 난개발의 본격적인 신호탄은 2010년 특히 투자영주권 제도였다. 당시 중국의 대규모 자본을 끌어와서 제주에 중산간에 대규모 사업을 촉발을 시켰던 것이 전임 도정인 우근민 제주도지사, 당시에 도의회 의장을 했던 현재의 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라며 “그런 것들이 제주도에 산불이 나듯이 진행이 됐다. 제가 취임했던 2014년 7월에는 그 산불을 끄는 과정이었다. 제가 단언을 하건대 제가 취임한 후 중국 자본을 통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신규로 허가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도내 최고층인 드림타워와 관련해서도 “제가 당선된 이후에 전임 지사에게 그 허가 여부를 차기 도정으로 넘겨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임기 십며칠인가를 남겨놓고 56층으로 전격적으로 허가를 해버렸다”며 “그 내막이 과연 무엇인지 지금도 저는 이해가 안 된다. 이미 허가를 다 해 버린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허가된 이내에서 그 내용을 통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딸의 소셜미디어 글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 후보는 “뒤늦게 그 소식을 단편적으로만 듣고 조금 놀라서 충동적으로 글을 올린 게 아닌가 싶다. 본인이 사과글을 올리고 지금은 많이 반성을 하고 있다”며 “정치인의 가족이 아니라면 모르겠지만 정치인의 가족으로서 운명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짐이다. 그런 점에서는 딸에게 미안하다. 또 철없는 딸의 처신을 사전에 미리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아버지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정말 마음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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