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한국당, 아직도 조롱당하는 이유를 모르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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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12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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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태 원내대표 페이스북
사진=김성태 원내대표 페이스북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아직도 조롱당하는 이유를 모르시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9일간 단식농성을 한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에 한국당이 반발하자 이를 꼬집은 것.

2014년 7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46일 간 단식을 했던 김 씨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제원 “부모님이 위중한 상황이라도 이럴 겁니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저도 억울하게 죽은 내 딸의 부모”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씨는 “자식 잃은 아버지가 왜 내 딸이 죽어야 했는지 알고 싶다고 단식하면 감성팔이(라는 비난을 들었다)”라며 “억울하게 죽은 자식과 부모는 조롱당해도 되는 것인지”라고 되물었다.

이어 “드루킹은 정치적 싸움이지 억울한 일이 아닌데, 드루킹 때문에 희생된 억울한 사람이라도 있나?”라며 “힘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목숨 걸고 하는 단식을 정치적 싸움으로 이용하며 부모를 운운하고 사람의 도리를 따지는 것은 감성팔이가 아닌 것인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강했던 내 딸은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가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위중한 상황에 구급차를 탈 수 있었던 그 누군가가 부럽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 김 원내대표의 단식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일자 장 수석대변인이 “부모님이 이런 위중한 상황인데도 이럴 겁니까?”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씨는 “우리 유가족은 내 자식을 구할 수만 있다면 바닷물을 삼킬 수만 있다면 삼켜버리고 싶었다. 자식을 삼켜버린 바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었던 만행을 저지르지 않으셨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지방과 단백질이 다 소진돼 갈비뼈가 장기를 찔러 배가 부어오르는 고통을 참아가며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눕지 않고 정자세로 앉아 찾아오는 시민들을 맞았다”며 “그래도 광화문 화장실보다 국회 화장실이 더 좋은 환경아닌가? 저는 씻으러 갈 때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지난 5일에도 단식 중인 김 원내대표를 향해 “절박한 상황에서 조롱당하는 일이 힘들다고 하셨나.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에 억울한 것만큼 참기 힘든 일이 없다고 한다. 저를 비롯하여 우리 유가족들은 자식을 잃은 비통함과 억울함 가운데 온갖 모욕과 비난 죽은 아이들을 조롱하는 바로 김성태 의원님과 그 지지하는 세력들을 4년간 참아주고 있다”며 장문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부터 시작한 단식을 9일차인 11일 중단했다. 이후 병원으로 향한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결된 단식 중단 권고와 의료진의 거듭된 권유를 수용해 지난 9일간 이어온 노숙단식을 중단하고자 한다”며 “저의 노숙단식은 중단을 선언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한 협상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목숨을 건 단식은 물론 예기치 못한 테러와 가짜뉴스를 비롯한 온갖 모욕을 견딜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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