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9대 前의원 40명 중 20명, 문재인 정부 출범후 ‘재취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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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입성 못한 與인사 분석


정무 감각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인가, 전직 ‘배지’ 출신의 낙하산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금융감독원장과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김기식, 이목희 전 의원을 각각 임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직 19대 의원들의 잇따른 재취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동아일보 조사 결과 낙천, 낙선, 불출마 등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민주당 소속 19대 전 의원 40명(의원직 상실 제외) 중 절반인 20명이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일자리를 잡았다. 야당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 19대 前 의원 중 절반이 재취업

20대 국회 재입성에 실패한 민주당 소속 19대 전 의원은 모두 41명. 이 가운데 지금까지 문 대통령을 제외한 40명 중 절반인 20명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자리를 찾았다.

전병헌 진성준 박수현 신정훈 은수미 전 의원은 정권 교체 이후 청와대에 합류했다.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배재정 전 의원은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맡았고 김영록 홍종학 전 의원은 각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임명됐다.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노영민 우윤근 전 의원은 각각 중국, 러시아대사다.

공공기관 및 관련 단체에도 전직 의원들이 속속 취임했다. 이미경 전 의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최규성 전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오영식 전 의원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등 노른자 자리를 각각 맡았다. 복지 분야의 핵심 기관인 국민연금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각각 김성주 김용익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여당 소속 19대 전 의원들의 재취업 현황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청와대를 포함한 내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공공기관(7명), 재외공관장(2명), 국회(1명) 순이었다. 한 여당 의원은 “대체적으로 친문, 86그룹 출신들이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선수(選數)별로 살펴보면 3선 이상 중진 의원 출신은 대다수가 재취업에 성공했다. 20대 국회 재입성에 실패한 3선 이상 의원 출신은 12명. 이 중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 뛰어든 4명과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유인태 전 의원을 제외한 7명이 모두 정권 출범 이후 새로운 자리를 얻었다.

재취업에 성공한 20명 가운데 5명은 정권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사표를 던졌다. 김영록 박수현 신정훈 은수미 전 의원은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던 전병헌 전 의원은 검찰 수사로 지난해 11월 사퇴했다.

○ 靑 “정치인들도 전문성 갖춰” 항변

민주당 소속 19대 전 의원들의 연이은 임명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을 전리품 나눠주듯 자행한 인사는 그 수를 나열하기도 힘들다”고 성토했다. 과거 야당 시절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던 민주당이 정권 교체 이후 똑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전직 의원이라고 무조건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역량, 전문성 등을 고려해 적임자를 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치인이지만 국회 상임위원회 등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면 그만큼 전문성이 있는 인사가 어디 있느냐”며 “관료, 교수 출신들만 전문성이 있고 정치인들은 전문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또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정치인 출신을 선호하는 기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경제부처 국장급 인사는 “정치인 출신은 청와대와 가깝고 정치권의 갖은 압력도 막아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정권 초반에는 노동조합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정부#국회#더불어민주당#재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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