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들 처음엔 굳은 표정에 박수만 응원단 연주 시작되자 남북 함께 ‘춤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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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온 北 예술단-응원단]北 선수단 강릉선수촌 입촌식
北 응원단 취주악단 80여 명, 아리랑-쾌지나칭칭나네 등 연주
南 비보이팀 “평생 기억 남을 것”

선수촌서 北응원단 깜짝 공연 북한응원단이 8일 강릉 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북한선수단 공식 입촌식에서 깜짝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응원단 80여 명은 ‘반갑습니다’ ‘아리랑’ ‘쾌지나칭칭나네’ ‘옹헤야’ ‘청춘성가’ 등 5곡을 연주해 큰 호응을 받았다. 공연 막바지엔 북한 선수단과 남한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무대를 빙빙 도는 장면을 연출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선수촌서 北응원단 깜짝 공연 북한응원단이 8일 강릉 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북한선수단 공식 입촌식에서 깜짝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응원단 80여 명은 ‘반갑습니다’ ‘아리랑’ ‘쾌지나칭칭나네’ ‘옹헤야’ ‘청춘성가’ 등 5곡을 연주해 큰 호응을 받았다. 공연 막바지엔 북한 선수단과 남한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무대를 빙빙 도는 장면을 연출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굳어 있던 선수들은 북에서 내려온 80여 명의 응원단 취주악단이 연주를 시작하자 리듬을 타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춤을 추자 비보이팀 등 입촌식을 돕는 한국 퍼포먼스팀도 어우러져 춤을 추기 시작했다.

8일 강원 강릉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북한 선수단 입촌식에선 흥겨운 ‘남과 북의 춤판’이 벌어졌다. 빨간색 모자와 상의에 흰색 바지와 부츠를 착용한 악단은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아리랑, 풍년가, 쾌지나칭칭나네 등을 잇달아 연주했다. 일렬로 늘어서 있던 30여 명의 북한 선수단은 퍼포먼스팀과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 한 퍼포먼스 팀원은 “북한 선수들이 몸을 들썩거리며 흥겨워해서 먼저 같이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 손을 붙잡자 뿌리치지 않고 좋아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것을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관계자는 연주곡목 질문에 친절하게 곡명을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악단은 마지막으로 북한의 ‘청춘송가’를 연주했다. 어깨를 살짝 덮는 길이의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통일한 이들은 아침에 정성스럽게 만진 듯 흐트러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입촌식 초반에는 굳은 표정이었다. 바로 앞에서 퍼포먼스팀이 흥겹게 춤을 췄지만 일부 선수만 박수를 치며 호응할 뿐이었다. 하지만 북한 악단이 연주하자 즐겁게 춤을 췄다.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은 악단의 공연 뒤 “우리 북한 인민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만들어낸 공연이 아주 잘돼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나 된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으냐”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을 향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입촌식에는 300여 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다. 여기에 자원봉사자들과 일부 외국 선수도 북한 선수단을 보기 위해 몰리면서 식장 주변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북한 취재진 20여 명도 나타났다. 이들은 ‘은방울’이라는 상표가 드러나는 올리브색 외투를 입었다. 이들이 가져온 방송용 카메라를 두고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전 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올림픽방송시스템(OBS) 관계자의 지적으로 취재가 불허된 것이다. 북한 취재진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의 요구로 다행히 20여 분 만에 문제가 해결됐지만 선수단의 입장은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한 취재진은 남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취재할 수 있었다며 “남북이 마음을 하나로 합치니 잘되지 않습네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릉=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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