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도지사 3선 도전 않겠다”… 대선 플랜 시동 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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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 불출마선언 파장
“내년 6월까지 남은 도정 마무리… 현재론 재보선 출마도 고려안해”
“두루뭉술 말라” 질문 이어지자 “송별회견때 구체적 말씀 드릴것”
재보선 출마-당권 도전 가능성
박원순-이재명 등 잠재 대권주자… 향후 정치 행보도 빨라질듯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올랐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8일 “도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내년 6·13 지방선거의 충남지사 경쟁구도에 ‘안개’가 걷히는 등 지방선거 레이스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길게는 차기 대선을 겨냥한 잠재 주자들의 물밑 행보가 시작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안 지사는 18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내년 6월까지 8년간의 도정을 잘 마무리하고 3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묻자 “현재로서는 보궐선거 출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남은 기간 임기 마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정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도지사 임기(내년 6월 30일까지)를 마친다면 6월 재·보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두루뭉술하게 답하지 말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송별 기자회견 때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선 안 지사가 내년 8월 예정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몇몇 측근 의원은 “빨리 원내로 들어와 당 대표가 되는 게 차기 대선 행보에 절대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안 지사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사퇴해 공석이 된 서울 노원병이나 국민의당 최명길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서울 송파을 선거구, 충남지역 재·보선 선거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안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일단 지사직을 잘 마무리하는 게 안 지사의 강한 의지라는 것만 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당 대표 출마나 원내 입성을 논의할 때가 아니지만, 본인 의지대로만 살겠다면 산에 가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재·보선 출마론’에 힘을 실어 설득하고 있는 그룹들이 많아 여전히 안 지사의 거취는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참모들 역시 ‘여의도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계획’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안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여권 내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행보들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지사의 ‘선언’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도 명확한 행로를 밝혀야 한다는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시장은 3선 도전 쪽으로 기울어 있고 이 시장(지난 대선 경선 3위)은 경기도지사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다 명확한 거취를 밝히지 않아 당내 도전자들조차 연쇄적으로 ‘안개 전략’을 펴고 있다.

한편 안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충남도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이 가장 먼저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4선의 양승조 의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나소열 대통령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 충남 아산시장 등이 충남지사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최우열 dnsp@donga.com·이기진 기자
#안희정#도지사#불출마#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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