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 “오만 불통 무능…박근혜,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2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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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답답했다. 오만 불통 무능…. (대통령)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버지 기념사업이나 하셨어야 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1일 출간한 회고록 ‘공인의 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그는 “당사자가 제일 큰 책임이 있겠지만, 검증 안하고 대통령으로 뽑은 것 아니냐. 보수 진영이 이기기 위해 진영대결을 한 결과이다. 중도실용을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고록은 2013년 출간한 ‘국정은 소통이더라’가 완판되자 언론 대담 내용 등을 추가해 재개정한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30일 사회 원로들과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국민의 의혹과 분노가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으니 성역 없는 수사를 표명하고 새로운 국정을 보여달라고 진언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탄핵안이 발의, 가결됐다”고 했다.

고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등 현안에 대한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특정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처벌할 것은 해야겠지만 기본 목적은 재발 방지를 위한 새 시스템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고록 공개 하루 전인 30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선 “시대발전 흐름으로 봤을 때 (우리는) 변곡점에 와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어 “보수·진보 모두가 새 시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정협의체 구성 등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의 방향에 관해선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로 가는 게 아니라 중임제 등 대통령제를 개선하는 차원이라면 국무총리가 아니라 ‘국무조정총리’로 역할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청와대가 모든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에 엄청난 줄서기 인사다. 각 부처의 국장급까지도 전부 줄서기를 한다”며 대통령의 인사권 분산을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많은 공직에 참여한 것은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혜택받은 것을 다 반납해야 한다. 시민단체에 참여하고 봉사하고 기후변화센터도 창할 것이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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