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주한미군 철수시켜 적화통일 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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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美하원 외교위서 증언 “北 아랍의 봄 같은 반란 가능성도”

북한 김정은이 핵개발을 완료한 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한반도를 적화 통일하는 베트남식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사진)가 밝혔다.

태 전 공사는 1일(현지 시간)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 정권’이라는 주제의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 축소와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배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지위(핵보유국)를 인정하게 만들기만 하면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얘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한국에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김정은은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김정은이 공포통치를 통해 체제를 굳힌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자본주의 시장경제 확산과 한국 드라마 유입 등으로 생기는 변화들을 볼 때 북한에서 2010년 ‘아랍의 봄’과 같은 반란이 일어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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