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을 임의로 재가동했다는 소식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영영 빗장을 걸어 잠그겠다는 ‘시그널(신호)’을 보낸 것 아니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8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였다. 공장시설의 주인인 우리 기업에는 아무런 사전 협의나 통보조차 없었다.
개성공단에서 의류공장을 가동했던 정기섭 에스엔지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설비를 다시 가동했다는 사실보다는 북한이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불안하다. 임의로 시설에 손댔다는 것은 사실상 공단 재개 가능성을 완전히 접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단 빗장을 완전히 걸어 잠그면 우리 입주 기업들은 현지에 있는 기계, 시설, 생산 장비를 고스란히 잃는다. 김서진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상무는 “아직 정부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 기업들의 걱정이 많고, 일단 사실 확인부터 필요하다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비공개로 대책회의를 열고 입장을 정리한 뒤 정부에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8일 한국 정부를 겨냥해 “북남협력 사업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개성공업지구 운영마저 전면 차단하고 그 무슨 제재를 떠들어대는 괴뢰들이 이제 와서 공업지구 문제와 관련하여 어쩌구저쩌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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