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러시아 운항 만경봉호, 北中 교역 관여…대북제재 회피 수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8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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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기업이 운항하는 북한의 화물여객선 만경봉호가 북한과 중국의 무역 중계에 관여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발로 보도했다.

통신은 대북 유엔제재가 갈수록 강화되며 중국의 대북압박이 강화되자 러시아 경유로 제재의 감시망을 피하려는 북한의 수법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이 입수한 지난달 14일과 29일 선박의 운송화물 내역이 담긴 선하증권(B/L)에 따르면 만경봉호는 북한 라선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약 16t의 알루미늄을 수송했다.

최종 목적지는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으로, 북한 선적 이외의 선박으로 옮겨 실어 운송할 계획으로 표기돼 있었다. 알루미늄을 옮겨 싣는 데는 다른 러시아 기업이 관여했고 만경봉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담배와 마작 기구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 스트로이 트레스트’ 측은 “대북제재로 북중 항로가 차단돼 화물 운송 업무가 우리에게 돌아왔다”며 “알루미늄은 유엔 무역제재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대량 파괴무기개발과의 관련을 지적받는 물질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 회사는 5월 만경봉호를 이용한 북한-러시아 간 첫 정기항로를 개설했으나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시설사용료를 지불하지 못해 8월에 운항을 정지했다. 9월말 북한 측 요구에 응해 화물만 싣고 다시 나선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왕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부정기운항을 계속할 방침이다. 러시아의 북한 연구자는 통신에 “북한은 중국보다 러시아와의 관계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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