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연설에…“늙다리 미치광이, 불로 다스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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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2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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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동아일보DB
(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동아일보DB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이 본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미 합중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관련하여 성명을 발표했다"며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도발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떠든)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다"라며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 외교 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집권자는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은 "대통령으로 올라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를 위협·공갈하며 세상을 여느 때 없이 소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며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 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이는 미국 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는 정상 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숨김없는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선택안에 대하여 설명해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키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라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 경고를 보냈다.

또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북한의 핵개발 시도에 대해 '자살 미션'이라고 비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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