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7만원짜리 한 표’ 재외국민 투표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선택 2017/대선 D-13]116개국 29만4633명 투표 신청
149억 투입… 투표율 70%대 예상… 국내 유권자는 표당 5605원
지난 대선땐 문재인표 박근혜 앞서

도쿄의 99세 할머니 ‘소중한 한 표’ 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 구 주일 
한국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휠체어를 탄 박복순 할머니(99)가 아들의 도움을 받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한국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도쿄의 99세 할머니 ‘소중한 한 표’ 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 구 주일 한국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휠체어를 탄 박복순 할머니(99)가 아들의 도움을 받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한국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19대 대선 재외 국민 투표가 25일 시작돼 30일까지 이뤄진다. 이번 대선에선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 197만여 명 중 29만4633명이 투표를 신청해 세계 116개국 투표소 204곳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외 국민 투표 지원·관리에 책정한 예산은 149억2300만 원이다. 18대 대선에서 재외 국민 투표 신청자가 기록한 투표율 71.1%를 이번 대선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재외 국민의 1표에 7만1237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2월 말 기준 유권자 4239만574명의 1표에 드는 예산으로 추정되는 5605원에 비하면 10배가 넘는 셈이다. 19대 대선 지원·관리 책정 예산은 1801억 원이다.

재외 국민 선거는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2012년 처음 도입됐다. 2012년 19대 총선, 18대 대선, 2016년 20대 총선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전체 재외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19대 총선은 2.5%, 18대 대선은 7.1%, 20대 총선은 3.2%로 극히 저조한 편이다. 재외 국민 투표 신청자 대비 투표율은 19대 총선 45.7%, 18대 대선 71.1%, 20대 총선 41.4%에 머물렀다. 그나마 대선에는 재외 국민 투표 신청자 10명 중 7명이 투표했던 것에 비춰 볼 때 올해 대선에서도 약 20만 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재외 국민 투표에선 야권이 강세를 보여 왔다. 18대 대선에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56.7%(8만9192표)를 얻어 42.8%(6만7319표)에 그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앞섰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하버드대 기념강연’을 하기에 앞서 미국 보스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 국민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고 그의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반 전 총장은 하버드대 초빙교수 활동 일정 등을 감안해 보스턴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미리 재외국민 신고를 해놓았다”고 전했다.

재외 국민 투표 첫날인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港) 구 주일 한국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오전 7시 이전부터 유권자들이 모여들었다. 첫 투표자는 오전 4시 반에 도착한 박정석 씨(55)였다. 그는 “해외에 사니까 애국자가 되는 것 같다”며 “대북관이 분명한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박 씨와 함께 투표소에 온 아들 철용 씨(24)는 이번이 생애 첫 투표다. 일본에서는 유효 투표권자(영주권자, 주재원, 유학생 등) 40여만 명 가운데 3만8009명이 투표권 행사를 위한 국외 부재자 신고나 재외 선거인 등록을 마쳤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뉴욕=부형권 / 도쿄=서영아 특파원
#재외국민#투표#대선#일본#한국영사관#예산#7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