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군복무 18개월 단축… 안철수, 특기병 5만명 증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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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대선 D-20/후보 공약 검증]<1> 외교안보
문재인 공약, 파급력 크지만 보완책 미흡… 안철수 공약, 현실성 있지만 효과 미지수

《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한반도의 위기는 가중되고 있다. 한국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을 향해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압박하자 북한은 “더 많은 미사일 시험을 하겠다”고 맞받아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하게 될 차기 대통령은 대선일 바로 다음 날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당선 뒤 정책을 점검하고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 때문에 차기 대통령이 외교·안보 정책을 미리 세심하게 준비해 놓지 않으면 급변하는 대외 정세에 대응하지 못한 채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에 대선 후보들은 모두 ‘안보 대통령’을 자처하며 잇달아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촉박한 일정 속에 치러지는 이번 조기 대선은 후보들의 정책 검증이 실종된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이 나온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한국정책학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외교·안보 공약 검증을 시작으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한다. 한국정책학회(회장 이용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20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평가단을 구성해 일자리 정책, 정부조직 개편 등 각 후보의 공약을 △가치 △목표 △실현 가능성 △효과 등 4가지 기준으로 검증했다. 1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토론회가 열린다. 》
 
대선 때마다 군 복무 기간은 주요 이슈였다. 군대에 갈 청년층, 자식을 군대에 보낼 장년층의 표심을 동시에 붙잡을 수 있어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선거일을 단 하루 남겨두고 국방 공약에 포함되지 않은 ‘군 복무 기간 단축’(18개월)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공약을 다시 내놓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안보 공백’ 등을 이유로 군 복무 기간 단축에 반대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6개월 의무 복무 후 3년 반은 전문병사제 적용’이라는 차별화한 공약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면 청년들의 사회 진출 시기가 앞당겨져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족한 병력은 부사관 충원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한국정책학회 대선 정책공약 평가단은 “복무 기간 단축의 보완책으로 내놓은 직업군인제, 과학기술군 확대는 단계별 목표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저출산 등으로 병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2020년대 초중반까지 부사관 4만 명, 전문특기병 5만 명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 평가단은 “정책 운용의 연속성 측면에서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며 “하지만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병 월급 인상은 문, 안, 홍, 심 후보 등 4명이 찬성했다. 문 후보는 최저임금의 50% 수준까지 점진적 인상을, 안 후보는 물가상승률 수준에 맞춰 인상을, 홍 후보는 2년간 2%, 3년간 3% 인상을, 심 후보는 최저임금의 40% 이상 수준 인상을 주장했다. 반면 유 후보는 전역 후 사회 적응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홍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해병특수전사령부를 창설해 3군에서 4군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평가단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개입할 여지가 존재하는 만큼 향후 더 구체적인 계획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첨단 국방역량 구축을 위해 육군에 비해 떨어지는 해군과 공군의 인원과 예산 등을 늘리겠다고 했고, 심 후보는 일반병사 외에 전문병사를 모집하는 한국형 모병제 도입을 제시했다.

평가단의 이정욱 연세대 교수(행정학과)는 “대선까지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후보들이 눈에 띄는 공약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고 총평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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