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만 뜨면 ‘문모닝’ ‘안모닝’… 5일간 60회 네거티브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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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후보확정뒤 연일 난타전

5·9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9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꺾기 위해 문 후보 측이 안 후보를 향해 ‘검증’이라는 명목 아래 집중포화를 퍼붓고, 안 후보 측은 적극 해명하며 맞공격을 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네거티브 공세의 효력은 열흘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열흘 안에 가라앉으면 별 의미가 없지만 그 이상 유지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캠프가 연일 공세를 펴며 특정 사안을 이슈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 “해만 뜨면 ‘문모닝’ ‘안모닝’”

9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따르면 양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5일 이후 민주당은 논평과 기자회견 등 공식적으로만 25회, 국민의당은 35회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상대 진영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문 후보 측은 하루에 5회, 안 후보 측은 7회꼴로 네거티브 공방을 한 셈이다.

이날도 문 후보 측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 “국민의당 ‘차떼기’ 경선 선거인단 동원에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폭력조직이 관여했다는 것과 특정 종교단체가 연루됐다는 것은 모두 언론이 취재해 보도한 내용”이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당 대선기획단 이도형 대변인은 “한국학원총연합회 인천광역시회는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일명 ‘세림이법’ 개정을 위해 소속 회원들에게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독려한 의혹을 받고 있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거센 네거티브 공방 속에 ‘가짜 뉴스’도 속출하고 있다. 안 후보 측 김철근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을 내쫓았다는 인터넷 소문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형사고발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짜 뉴스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네거티브 가열로 정치적 냉소주의 확산 우려

안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그저께는 ‘조폭’, 어제는 ‘신천지’, 오늘은 외계인이 나오는 거 아닌가 했다”며 “우리 당 색깔이 초록색인 이유는 안철수 피가 초록색 때문이라며 외계인을 만드나 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에 대한 검증은 이제 시작”이라며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언론정보학)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다’라는 키워드 하나로 각종 네거티브 공세를 돌파했다”며 “문, 안 두 후보 중 누가 한두 개 키워드로 네거티브 국면을 돌파할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각 후보가 자기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를 방치하고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정밀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유권자들이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병역 기피 논란 대응(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검증)이 가장 모범 사례”라며 “(문 후보의) ‘마! 고마해’라는 방식은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후보도 딸이나 부인 문제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며 “문 후보의 실책을 들추기만 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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