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미워도 다시 한번” 안철수 “강철요정이라 불러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대선 정국]광주 동시방문해 ‘호남 격돌’
문재인 “지난 대선 기대 부응못해 죄송” 안철수 “지난 총선 돌파… 약속 지켰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2일 동시에 광주로 출격했다. 문 전 대표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고, 안 전 대표는 ‘강철수’(강한 철수)를 다시 외치며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에서 시작된 ‘녹색바람’ 재현을 시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 ‘포럼 광주’ 출범식에 참석해 “지난 대선 때 기적 같은 지지를 저에게 모아 주셨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너무나 면목이 없어 와서 죄송스럽다는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호남을 서운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정권 교체라는 그 대의 앞에서 많이 부족한 이 문재인,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고 했다. 솔직하게 사죄하며 반문재인 정서 극복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저도 호남과 인연이 많다. (전남 나주) 남평 문씨기도 하고 제가 해남 대흥사에서 고시 공부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안 전 대표는 광주 서구에서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때 ‘쓰까요정’ 별명을 얻은 김경진 의원, ‘버럭요정’으로 불린 이용주 의원과 함께 ‘강철수와 국민요정들-대한민국 정정당당 토크쇼’에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저 사실 불만이 있다. 왜 두 사람만 요정이냐”며 “저를 강철요정으로 불러 달라”고 좌중을 향해 농담을 건넸다. 이어 “강철수 별명 처음 붙여주신 곳이 바로 여기 광주였다”며 “(강철수) 별명에 따라 작년 총선 강하게 돌파했다. 그러고 국민의당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그때 광주에서 반드시 새누리당 지지율을 30% 아래로 떨어뜨리겠다 그 말씀을 했고 약속 지켰다”며 “(대선에서 불출마 없이) 끝까지 돌파하겠다. 제 돌파력은 작년 총선 때 이미 증명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호남을 향한 두 사람의 구애 경쟁도 치열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DJ) 전 대통령 전시관을 방문해 ‘대통합 정신으로 정권교체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대통령님 응원해주십시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안 전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일어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당시 발포 명령자를 찾는 것은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문 전 대표는 23일까지, 안 전 대표는 24일까지 호남에 머물며 대선 행보를 지속한다.

광주=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문재인#안철수#광주#대선#호남#민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