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개그, 軍이 용납못할 일이지만 국감장을 연예인 공연장 만들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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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창 발언’ 김제동 증인채택 안해


 
국회 국방위원회는 7일 방송인 김제동 씨(사진)의 이른바 ‘영창 발언’ 진위 논란과 관련해 김 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이날 합동참모본부 국감에 앞서 “군과 군 가족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허위 사실을 가지고 개그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정말 마땅치 않은 일”이라면서도 “위원장으로서 국감장을 연예인 공연 무대장으로 만들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이 진행하는 한 방송 토크 프로그램에서 ‘군 시절 무용담’을 얘기하며 “장성들이 참석한 행사를 진행하다 ‘아주머니 여기로 오세요’라고 했는데 그분이 군사령관 사모님이었다. 이후 ‘아주머니라고 한 놈 진상 파악해’라는 말이 들리더니, 13일간 영창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선 영창이 아니라 얼차려를 받는 군기교육대를 14일간 다녀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의 영창 발언은 지난해 국감에서 한 차례 문제가 된 데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5일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군 간부를 모욕하고 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면서 국감 증인 채택을 요구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병적부에 김 씨가 영창을 갔다온 기록은 없다. 기록 누락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는 “군 규정상 병사의 영창 수감 기간은 7일, 10일, 15일 등으로 정해져 있다”며 “13일간 수감됐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또 군기교육대 교육을 영창 수감으로 잘못 말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군기교육대 교육 기간은 2박 3일”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씨는 6일 토크콘서트에서 “(국정감사에서) 부르면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웃자고 하는 소리에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고 했다. 이를 놓고 실제 영창이나 군기교육대를 다녀왔다면 근거를 제시하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거나 사안을 부풀렸다면 솔직히 인정하면 될 일인데,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군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도 “김제동 씨는 ‘웃자고 한 소리였다’는 취지로 말했다는데, 미안하지만 하나도 안 웃기다. 자학 개그? 가지도 않은 영창 갔다고 하면 자기 혼자 망가질 일이지 왜 멀쩡한 군은 걸고넘어지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김 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법률팀에서 검토하는 데 제한된 측면이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18개월 방위 복무(1994년 7월∼1996년 1월)를 했고, 8월 5일 경북 성주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제동#영창#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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