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등 이슈 깃발 들고… ‘제3지대’ 헤쳐모여 나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남경필-김두관 정파 넘어 합동토론, 김무성 ‘격차해소’… 박원순 ‘도시재생’
非朴-非文 주자들 앞다퉈 화두 던져

여야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메가 이슈’(큰 화두)를 던지며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비박(비박근혜), 비문(비문재인) 진영 주자들은 찬반 논란이 큰 이슈를 꺼낸 뒤 여야를 넘나드는 정책 합종연횡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메가 이슈를 매개로 최근 정치권에서 번지는 ‘제3지대’ 정계 개편이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남 지사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모병제 토론회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함께 토론자로 참석해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한국형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밝혔다. 2025년 인구절벽 상황에서 안보를 튼튼히 하려면 모병제로 전환해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모병제 희망모임’에는 대선 정국에서 제3지대를 모색하는 새누리당 정두언 전 의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에 힘을 실었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축사를 하려 했지만 본회의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남 지사의 모병제 화두가 제3지대를 향한 발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계 개편이 ‘유력 정치인 중심’ 또는 ‘지역 연합’ 방식이 아니라 메가 이슈를 놓고 여야 중간지대 인사들이 뭉치는 그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여권 주자들도 메가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격차 해소’를 내세운 공부 모임을 지난달 30일 시작했다. 복당한 뒤 잠행해온 유승민 의원은 7일 한림대 특강을 시작으로 ‘정의’를 화두로 한 강연정치를 재개한다. 6월 ‘공생연구소’를 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조만간 ‘왜 지금 공생인가?’라는 책을 낼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에 도전장을 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광역자치단체장 경험을 기반으로 차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년 수당을 통해 청년 복지 어젠다를 선점하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 시장은 ‘사회적 경제’ ‘도시 재생’ 등 시정과 관련된 이슈들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안 지사는 두 차례 도지사를 지내면서 느낀 소회와 비전을 담은 책 출간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안 지사 측 인사는 “대한민국의 과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해법 등을 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6일 국회에서 열리는 ‘특별지방행정의 지방정부로의 이양’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지방 분권과 관련한 행보도 계속한다.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의원은 12일 광주 재래시장 방문 등 영호남의 경계를 허무는 행보에 나선다. 최근 강연에서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히든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김 의원은 공개 강연 등을 통해 유권자들과 접촉할 계획이다.

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모병제#이슈#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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