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협박 쏟아내는 北… 5차 핵실험 전주곡?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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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 이후 도발 수순은
국제사회 제재-태영호 망명 등 반발… 긴장 고조 노린 군사행동 가능성

청년동맹 깃발 수여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6∼28일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 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명칭이 바뀐 단체의 깃발을 직접 수여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청년동맹 깃발 수여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6∼28일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 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명칭이 바뀐 단체의 깃발을 직접 수여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이 최근 한국을 겨냥해 ‘사변(事變)적 행동조치’ 등 대남 협박을 쏟아내는 것은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스커드와 노동,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잇달아 발사한 데 이어 대남 긴장의 극대화를 노린 예측불허의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SLBM 발사 직후 국제사회의 대북 추가 제재에 맞서고,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등 엘리트층의 탈북 러시로 이완된 체제를 결속하기 위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2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전략적 도발(핵실험 등)과 전술적 도발(국지적 무력충돌)의 효용성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도발 시도 자체가 정권 자멸로 이어지도록 응징 태세를 유지하라고 당부한 것도 북한의 기류가 심상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5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소형 핵탄두의 실전 배치를 전격 선언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SLBM의 핵 탑재 능력을 입증해 한국 사회 내부의 북핵 공포심을 극대화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무용론을 확산시켜 남남갈등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 기간에 핵실험을 강행해 핵 무장력의 실체를 전 세계에 깊이 각인시킨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전방 지역을 기습 포격하거나 판문점에서 국지 도발에 나설 개연성도 있다. 북한이 최근 판문점 인근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쪽에 지뢰를 매설하고, ‘무자비한 조준사격’을 위협한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판문점의 군사 도발은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활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아군 초소를 향해 기관총으로 위협 사격하거나 포격 등 국지전 규모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8일 유일한 청년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명칭에서 ‘사회주의’란 단어를 빼버렸다. 26∼28일 개최된 청년동맹 제9차 대회에서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명칭을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명명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북한 사회단체 및 조직 중 유일하게 사회주의 명칭을 사용하던 청년조직이 28일 이름을 바꾸면서 김정일 시대에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없앤 데 이어 김정은 체제에선 ‘사회주의’란 용어까지 삭제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사회주의-공산주의 건설은 김일성 시대의 통치 이념이었지만, 2, 3대 후계자를 거치며 의미가 바뀌었다. 김정은은 28일 대회 연설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김일성 김정일을 영원한 수령으로 모시고 그들의 혁명사상을 지도지침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동맹은 14∼30세 청년 학생층이 의무 가입하는 단체로 약 500만 명이 소속되어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주성하 기자

#북한#핵실험#sl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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