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값 더 오를 강남땅 매각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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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의혹’ 파문]
日법인 “상장 악영향” 땅매입 반대… 매입대금 日서 대출 100억 환차익
넥슨측 “이자 등 내고도 손해 안봐”

넥슨코리아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강남역 일대의 ‘금싸라기 땅’을 1년 4개월 만에 다시 팔아버린 데는 매입 때부터 있었던 한국과 일본 경영진의 내부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넥슨코리아 측은 판교에 본사를 건립하고 있었지만 창업 때부터 둥지를 틀었던 역삼동 근처에 사옥 부지를 찾기를 원했다. 하지만 일본법인(현 ㈜넥슨)은 게임 이외의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것이 자칫 일본 상장을 앞둔 당시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판교 인근의 인프라가 예상보다 빨리 정비되고 일본 상장 이후 ‘무리한 투자를 해가면서 강남에 사옥을 지을 필요가 없다’는 일본 경영진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강남 사옥 프로젝트는 무산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매각 때 일정 정도 수익이 예상되었고 2012년 7월 부동산을 매각한 시점 전후로 넥슨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면서 자금 수요가 높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은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하면서 8045억 원을 지불했다. 또 미국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를 공동 인수할 준비도 하면서 자금이 필요했다.

넥슨코리아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처가의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매입한 자금은 전량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서 빌린 돈이었다. 넥슨은 2011년 10월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서 100억 엔을 빌렸고 이듬해 10월 최종 상환했다. 2011년 10월 월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1499원이었고 2012년 10월에는 1399원으로 하락했다. 일시 상환 기준으로 100억 원의 환차익을 낸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자 및 중도상환 등 제반 비용을 모두 감안했을 때 2012년 당시 70억 원가량 회사에 이익이었다”며 “일각에서는 금융비용 등 최대 30억 원의 손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환차익을 감안하면 부동산 매각 자체가 회사에 손해가 아닌 상황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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