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사무총장 사퇴거부에 당 혼란 “내분 수습이 먼저” 목소리 커져
23일 비대위 회의가 분수령 될듯
초선의원들 만난 김희옥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에 참석해 이은권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에 반발하며 버티고 있어 당내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 결정을 둘러싼 내홍 사태의 수습을 위해 권 사무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 사무총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당대회 준비 상황과 혁신비대위 혁신안 추진 상황 등을 설명하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임 명분이 없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철회를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사퇴를 촉구하는 친박(친박근혜)계뿐만 아니라 비박(비박근혜)계 일부에서도 당 대표 권한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하면서 내홍 수습 차원에서 교체하려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 사퇴하는 선에서 복당 논란을 빨리 봉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비대위에서 16일 무소속 의원들의 일괄 복당이 결정되자 칩거에 들어간 뒤 19일 복귀 의사를 밝히며 권 사무총장의 경질 방침을 밝혔다.
그럼에도 권 사무총장은 해임하려면 혁신비대위 의결을 거치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혁신비대위원장(당 대표)은 당직자 임명 ‘추천권’을 가졌을 뿐 임명권은 혁신비대위(당 최고위원회)에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미 최고위 의결 없이 당 사무총장을 경질한 사례가 있다. 2010년 2월 당시 정몽준 대표는 불화설이 불거졌던 장광근 사무총장을 해임했다. 정 대표는 그해 1월 교체 통보를 했지만 장 사무총장이 계속 버티자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고 결국 장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김 위원장이 경질을 발표한 순간 이미 사무총장직에서 끝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을 보좌해 당무를 처리하는 역할인 만큼 위원장이 필요 없다면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권 사무총장의 거취를 두고 침묵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날 초선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을 만나서도 권 사무총장의 사퇴에 대한 질문에 입을 닫았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병국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복당 절차를 가장 민주적으로 했는데 (권 사무총장을) 아무런 이유 없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일부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대변하고, 조종 당하고 있는 것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김 위원장이 16일 사무총장 경질 발표와 동시에 신임 사무총장을 임명했더라면 잡음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권 사무총장이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계속 버티게 되면 자칫 김 위원장이 당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는 23일로 예정된 혁신비대위 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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