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양보했는데 뺨 때리는 與… 협상을 밥그릇 싸움 몰아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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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협상 진통]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인터뷰

“협상 쉽게 풀리지 않을 상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운동권 출신)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그는 3당 원내대표 중 가장
 젊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협상 쉽게 풀리지 않을 상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운동권 출신)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그는 3당 원내대표 중 가장 젊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우리가 양보안을 먼저 보여주면 (새누리당이) 성의 표시를 할 줄 알았는데, 주걱으로 뺨을 때려버리니…. 볼에 붙은 밥알이라도 얻어먹어야 되는 건지…. 그래도 성의껏 기다려 보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54)는 2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대해 “쉽게 풀리지 않을 상황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 원내대표가 그동안 공언해 왔던 (법정시한인) 7일 개원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여당에 정상 개원 애걸”


여야 협상의 최대 쟁점은 국회의장과 운영위원회, 법사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상임위 3곳의 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다. 청와대를 소관으로 하는 운영위와 법안 심사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 예산을 다루는 예결위는 상임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빅3’로 꼽힌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이 국회의장과 운영위, 예결위를 맡았고 더민주당이 법사위를 차지했다.

―여당은 “더민주당이 법사위를 내놓는 대신 운영위와 정무위를 달라고 했다”며 반발하는데….

“우리가 법사위를 내놓으면서 ‘그러면 새누리당은 뭘 내놓을 거냐’고 하니 답을 안 하고 오히려 우리에게 ‘뭘 원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협상 과정에서 운영위와 정무위를 이야기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외교통일위와 윤리위를 넘겨준다는데, 너무한 처사다. 상임위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지만 (중요성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다.”

당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국회의장과 법사위를 모두 맡아야 한다”는 태도였다. 우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 통화해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사위를 양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당초 “1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고 7일 개원하겠다”고 했는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임시국회 소집은 사흘 전에 해야 하니 3일이 마지노선인데…. 이제 내가 풀기에는 힘들어졌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 원내대표는 더이상 새로운 협상안은 내놓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양보하는 수를 던졌기 때문에 또 새로운 걸 내놓을 여유가 없다”며 “(여당에서) ‘7일에 다 같이 공멸하자’고 하는 건가 하는 답답함이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원 구성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나.

“잘 모르겠다. 제 파트너를 폄하할 수 없고, 당내 복잡한 사정이 있겠지만…. 같은 국회의원인데 제 (협상) 파트너가 이렇게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싶겠느냐. 만약 청와대가 개입한 거라면 강력히 규탄할 사항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의도가 뭐라고 생각하나.


“원래 국정 운영의 책임은 집권당에 있고, 야당이 ‘몽니’를 부리거나 해야 되는데 오히려 내가 애가 타서 정상 개원을 애걸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진흙탕으로 만들고 정치권 전체를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집단으로 만들려는 프레임에 (야당을) 끌어들이려는 게 아닌가 싶다.”

―야 3당의 4개 청문회 개최 합의를 두고 ‘시작부터 정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애초부터 여당과 협상 전에 다른 야당들과 공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요 현안은 여당과 본격적인 협상 전에 야당들끼리 꼭 상의하겠다. 다만 여야 합의 정신을 지켜나갈 것이기 때문에 (야 3당이 합의한) 4개 청문회는 여당에서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 “대선후보 경선, 내년 5월 말에는 끝내야”

우 원내대표는 4일로 원내대표 당선 한 달째를 맞는다. 그는 “그동안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 계파 투쟁으로 비난을 받았던 당을 내부 갈등 없이 이끌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며 “정쟁에 휘말릴 수 있는 위기가 있었지만 ‘민생 중심’이라는 구호를 앞세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 우 원내대표는 “무조건 당 후보 경선은 내년 5월 말 이전에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는 10월에, 2012년 대선에서는 9월에 후보가 확정되는 바람에 후보의 비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며 “현재 거론되는 차기 대선 주자들도 (올해 하반기부터) ‘조기 등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민동용 기자
#우상호#더민주#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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