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살아보자” 100여개국 ‘새마을 인연’… 지구촌 빈곤퇴치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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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NGO 콘퍼런스에 ‘새마을 세계화 특별 프로그램’ 마련

르완다 카모니 지역에 자리한 기호궤 마을 주민들이 늪지를 개간한 논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은 2011년 새마을 시범마을로 지정돼 논농사를 시작하면서 기존 옥수수 농사에 비해 소득이 8배가량 늘었다. 새마을세계화재단 제공
르완다 카모니 지역에 자리한 기호궤 마을 주민들이 늪지를 개간한 논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은 2011년 새마을 시범마을로 지정돼 논농사를 시작하면서 기존 옥수수 농사에 비해 소득이 8배가량 늘었다. 새마을세계화재단 제공
“새마을 세계화에 관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했습니다. 특히 농촌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자조 협력의 새마을운동 정신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하이코(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6차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의 새마을 세션(특별활동)에 참가한 필리핀 엔더런대 에르윈 리자론도 교수는 “필리핀의 경우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농촌 발전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마을 세계화 특별 프로그램은 콘퍼런스를 주최한 유엔 공보국(DPI)의 승인을 거쳐 마련됐다.


○ 지구촌에 스며드는 ‘새마을운동(SMU)’

새마을 세션에는 콘퍼런스에 참여한 100개국 NGO와 국제 협력 관계자 2000여 명이 새마을 세계화의 가치와 역할에 관심을 기울였다. 에드워드 리드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세계 시민교육과 개발도상국 농촌개발’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새마을운동이 농촌사회를 위한 긍정적인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새마을운동은 전통적 공동체가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마두 은자이 주한 세네갈 대사는 새마을운동의 국제화에 식견이 깊다. 그는 ‘새마을운동-아프리카를 위한 농촌개발 모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세네갈에서 새마을운동은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세계 시민교육을 위해 새마을운동은 훌륭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네갈은 국민의 57%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은자이 대사는 “새마을운동이 세네갈에서 실천운동으로 활발하게 추진되는 이유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품고 있는 가치와 정신을 세네갈 실정에 맞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은 세계적 차원에서 활발하게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마을운동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SMU(Saemaul Undong)’로 공식 표기됐다. 운동을 무브먼트(Movement)가 아니라 ‘Undong’으로 나타내는 것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 가치를 갖는 시민운동으로 공유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가나에서 NGO 활동을 하고 있는 조엘 안도 씨(30)는 “새마을운동의 교육적 의미를 잘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 농촌 발전을 위해 새마을운동은 적합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의 본보기


새마을 세계화가 유엔 차원의 공감대를 넓히는 이유는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잘살기 성과를 보여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마을 세계화가 유엔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지구촌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지속가능 개발 목표’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이다. 크리스티나 갈라치 유엔 사무차장도 개회사를 통해 이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경북도는 2005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시범마을 조성을 비롯해 공직자 등 연수와 같은 활동을 10년 넘게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새마을 세계화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의 빈곤을 이겨내는 효과적인 본보기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8년 이후 수차례 새마을운동을 국제사회에 확산해 줄 것을 경북도에 요청했다.

새마을 시범마을이 조성된 르완다 카모니 지역의 기호궤 및 무심바 마을의 경우 2011년부터 파견된 새마을 봉사단의 활동으로 벼 재배에 성공했다. 늪지를 논으로 개량한 후 기존의 옥수수 농사에 비해 소득이 8배가량 늘었다. 이 마을에서 2년 동안 새마을운동 보급 활동을 한 임홍훈 씨는 “새마을로 생활환경이 향상되면서 주민들의 표정이 달라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새마을세계화재단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와 ‘새마을 인연’을 맺는 국가는 100여 곳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와 세네갈에는 새마을운동연구소가 설립됐으며 더 확대할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새마을 세계화가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위한 유익한 방법이라는 국제사회의 평가에 가슴이 뛴다”라며 “새마을로 지구촌이 어깨동무를 할 때 대한민국의 국제적 좌표도 훨씬 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새마을운동#박근혜#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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