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함대, 남중국해서 美항모 한때 포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미훈련 참가할 존스테니스함 압박
32만 병력 참여 키리졸브 7일 시작… 北 “총공세 진입” 軍 “도발땐 응징”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한미 연례 연합 군사연습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7일 시작됐다. 이번 훈련에는 병력 32만여 명(미군 1만7000여 명, 한국군 30만여 명),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B-2 스텔스 폭격기 등 첨단 전력이 대거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고, 북 지휘부를 제거하는 내용의 ‘작전계획 5015’도 처음으로 적용된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우리 생존 공간을 핵 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핵전쟁 도발 광기에 전면 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국방부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국의 핵추진 항모 존스테니스(10만3000t급) 전단(戰團)이 이달 초 남중국해 작전 도중 중국 해군의 구축함 등에 ‘포위’됐다고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이날 보도했다. 미 해군도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동안 중국 해군이 바로 인근까지 접근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세계 최강 미 해군력을 상징하는 항모전단이 외국군 함정에 포위되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투기와 헬기 90여 대를 탑재한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은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군사작전을 벌여 왔다. 중국이 이에 맞서 ‘항모 전단 포위’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은 13일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미 해군 사이트 등을 인용한 환추시보 보도에 따르면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은 1일 필리핀 인근 루손 해협에 도착해 나흘간 남중국해 동부 해역에서 군사작전을 벌였다.


▼ 美 ‘항행의 자유’ 작전에 中, 유례없는 초강수 경고 ▼

홍콩 ‘싱다오(星島)일보’는 존스테니스 항모가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동안 구축함 등 상당수 중국 군함이 계속해서 항모전단 부근에서 ‘고자세’를 취했다고 전했다. 미 해군 사이트가 5일 공개한 사진에도 중국 해군 소속 전자정찰함 한 척이 항모전단의 근거리에서 정찰 활동을 펴는 가운데 다수의 중국 구축함이 주변에 배치돼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존스테니스 항모에 탑승 중인 그레고리 호프먼 대위는 “(미 항모가) 이렇게 포위된 건 이전에 한 번도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고 미 해군 측이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포위 당시 양측 군함 간에 충돌이나 마찰은 없었다고 호프먼 대위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포위 당시 양측의 분위기는 상당히 긴장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남중국해 작전 기간에 장병들이 어느 때보다 긴장 상태를 유지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근무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존스테니스 항모전단이 중국 군함에 포위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미 해군 사이트에는 ‘아들이나 친척이 무사히 귀환하길 바란다’ 등 탑승 장병 가족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들이 올라와 있다고 환추시보는 전했다.

환추시보는 이어 미국이 4일 항모전단의 남중국해 진입 사실을 밝힌 데 이어 5일 중국 군함에 포위됐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피해자인 것처럼 부각시켰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키리졸브#미항모#한미훈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