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불법근로 북한인 적발… 추방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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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 北외화벌이 단속 움직임… 폴란드, 탄광근로 2000명 처리 고심
멕시코, 억류 北선박 몰수 나설듯… 유럽 남북 겸임 대사들 방북 자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정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스스로 재정리하는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을 차단하거나 그동안 용인했던 외교 관행을 바꾸는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이민국은 극동 톰스크 주 사무스 마을 건축현장에서 불법으로 일하던 북한 주민 14명을 적발해 추방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사무스 마을은 우라늄 플루토늄 농축 작업을 하는 시베리아 화학공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외국인이 출입하려면 특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민국은 “지난달 10일 출입 허가증이 없는 북한 주민을 다세대주택 건축 현장에서 적발해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으로 추정된다. 막판까지 유엔 대북제재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러시아가 북한 근로자 단속에 나선 사실이 주목된다. 북한 근로자의 해외 송출을 통한 외화벌이에 대해서는 유럽 국가들도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외교소식통은 “폴란드 탄광에 북한 근로자 약 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을 유엔 대북제재 이후 어떻게 할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또 남북한을 겸직하는 유럽권 대사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가 급박한 만큼 북한을 방문해 현장을 직접 보는 게 필요하지만 잇따른 도발을 저지른 북한에 나쁜 신호를 줄 수 있어 방북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급 방북이 ‘도발 용인’이라는 신호로 읽힐까 봐 참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는 남북한을 겸하고 있는 21개국 대사가 있다.

미국이 2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선정한 박춘일 주이집트 북한대사는 이집트 당국이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추방할 가능성이 높다.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연루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교관 특권을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과 돈독한 관계인 미얀마는 미국이 지난해 11월 김석철 주미얀마 북한대사를 WMD 관련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자 김 대사를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했다.

한편 멕시코가 2년 가까이 억류하던 북한 선적 무두봉호는 몰수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두봉호는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유로 파악되고 있다. 멕시코 지역신문 노로에스테는 5일(현지 시간) 이 배를 억류한 툭스판 항구 관계자들이 유엔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의 몰수 조치가 이뤄지면 대북제재 단행 후 필리핀에 억류된 진텅호에 이어 두 번째 몰수가 된다. 6700t급 화물선인 무두봉호는 2014년 7월 쿠바를 떠나 북한으로 향하던 중 멕시코 해역에서 좌초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알려왔습니다]

본보 3월 8일자 A8면 ‘러, 불법근로 북한인…’ 기사에서 “폴란드 탄광에 북한 근로자 약 2000명 근무” 대목과 관련해 주한 폴란드대사관은 “2015년 북한 근로자에게 발급된 노동비자는 156건이며 4차 북핵 실험 이후에는 없다. 광산업에 고용된 북한 근로자는 없으며 폴란드 정부는 북한 인권을 주요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불법근로#북한인#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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