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만 잡는 野” vs “경제실패 정권” vs “세상을 바꾸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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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프레임 전쟁

‘발목만 잡는 야당’ 대 ‘경제 실패 정권’ 대 ‘다 바꾸자’.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4·13총선을 70일 앞둔 3일 ‘프레임 전쟁’을 본격화했다. 프레임 전략은 선거 때마다 중대 변수로 작용했다. 상대를 규정짓고, 각을 세워 표심을 끌어오는 위력이 있어서다. 특히 이번 총선은 3당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각 당은 선명한 프레임으로 총선 레이스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발목만 잡는 야당’에 대한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발목 잡는 야당, 손 잡아주는 여당’이라는 슬로건도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자리 만들기를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을 더민주당이 당리당략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경제활성화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민이 피해를 당하게 됐을 때 그 책임은 국회에도 있다. 국민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국회 심판론을 제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김무성,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 참석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대 총선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여성 예비후보들과 악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무성,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 참석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대 총선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여성 예비후보들과 악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여권은 줄기차게 야당 심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창당과 관련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정치권의 낡은 관행 퇴출을 말했는데 이는 운동권 세력이 중심이 된 기존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와 무책임한 행보를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회의 주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3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종인, 비상대책회의 주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3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더민주당은 ‘경제 실패 정권’에 대한 책임론으로 프레임 전쟁에 가세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박 대통령을 겨냥해 “경제 정책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주체이지, 국회가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전날 박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 18건의 이름과 내용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야당 탓’을 하자 재반격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야당이 발목을 잡아 경제가 오늘날 이렇게 된 것처럼 말하는 건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던 김 위원장이 ‘박근혜 정부의 약속 위반’을 부각해 역공을 취한 모양새다.

더민주당은 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주목하고 있다. ‘부자만을 위한 정치 타파’를 내걸고 변화를 강조한 ‘샌더스 열풍’을 벤치마킹하려는 구상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틈바구니에서 국민의당은 ‘세상을 바꾸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양당 체제를 기득권 세력으로 정의하고 제3정당 창당을 ‘정치혁명’에 비유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것.

안철수, 광화문서 ‘바꿔’ 캠페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운데)와 천정배 공동대표(왼쪽), 주승용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꿔’ 캠페인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안철수, 광화문서 ‘바꿔’ 캠페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운데)와 천정배 공동대표(왼쪽), 주승용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꿔’ 캠페인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은 2016년 한국 정치의 판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창당대회에서도 ‘정치의 완전교체, 국회의 전면교체’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꿔’ 캠페인을 열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1983년 펩시콜라 사장이었던 존 스컬리를 영입하며 “평생 설탕물을 팔겠느냐,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꿀 것이냐”고 말한 데서 착안한 행사다.

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황형준 기자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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