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영입 1호는 주진형 한화증권 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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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돈키호테’ 평가도

증권업계의 ‘돈키호테’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사진)이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다. 더민주당은 25일 주 사장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주 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증권가에서 뜨거운 인물이었다. 2013년 취임한 뒤 전체 직원의 21%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여의도의 칼잡이’로도 불렸다. 증권업계의 관행을 깬 과감한 개혁도 추진했다. 고수익 단타투자로 증권사의 수익을 불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과도한 매매거래를 제한하고 이와 연계된 개인 성과급 제도를 없앴다.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리포트를 쓰기 위해 사내 편집국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는 비판과 더불어 직원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논란도 많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경제, 언론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그룹 측과도 불화설이 나왔다.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긴 지난해 9월 한화그룹이 후임자를 내정하면서 사실상 퇴진을 압박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 사장이 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전산회사 한화S&C와의 거래를 거부한 것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반대보고서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세계은행 컨설턴트로 일하다 1996년 귀국해 삼성생명을 거쳐 컨설팅기업 AT커니 이사,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와 전무를 역임했다. 은사인 정운찬 전 총리를 통해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는 “직설적으로 말해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자기 식견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했다.

주 사장은 “김 위원장을 돕고 싶었다. 많은 경제학자가 양극화 문제 등을 얘기하지만 원론적인 얘기 혹은 비분강개 수준에 머물 뿐 대안은 허술했다”며 현실 정치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영입 1호’가 되는 셈이다. 주 사장의 부친인 고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경실련 고문 등을 지낸 진보적 경제사학자다.

길진균 leon@donga.com·주애진 기자
#김종인#한화증권#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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