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成회장과 특별한 인연 없어”, 成측 “그렇게 도와달라고 하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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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게이트/국회 대정부질문]
成측 “李, 청문회때 여론 악화되자… 충청포럼 통해 민심 돌려달라 요청”
李 “안면도사업 송사로 관계 불편”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지에 이름이 언급되면서 두 사람의 얽힌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리는 “개인적 인연도, 특별한 친분도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성 회장 측은 “같은 충청권 출신으로 어려울 때 그렇게 도와 달라더니 이럴 수 있느냐”며 격앙된 분위기다.

이 총리는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1년을 같이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 회장이 주도해 충청 출신 정관계 인사와 언론인들을 주축으로 만든 ‘충청포럼’에 가입한 적도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충청권 의원은 “이 총리가 평소 성 회장을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자신이 충남도지사로 재직하던 2006년 태안군 안면도 개발 사업을 놓고 경남기업과 송사를 벌인 사실을 언급하며 둘 사이가 ‘불편한 관계’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당시 송사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대림오션캔버스 컨소시엄이 낸 소송이었고, 경남기업은 컨소시엄의 단순 참여 기업(9.5%)에 불과해 무리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성 회장 측은 “자민련에 함께 있을 때부터 두 사람은 잘 알고 지냈다”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엔 2월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언론 외압성’ 발언 등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이 총리가 성 회장에게 충청포럼을 통해 지역 민심을 돌려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성 회장 측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성 회장이) ‘이 총리가 여론 반전을 위해 충청포럼 쪽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며 “성 회장이 이 총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런데 외면하자) 가슴을 치며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13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이 “인사청문회 인준이 어려워질 것 같아 성 회장을 중심으로 충청포럼이 나서서 수천 장의 플래카드를 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따지자 이 총리는 “전혀 모른다. 플래카드와 관련해 충청포럼에 전화한 적도, 성 회장과 통화한 적도 없다. 필요하다면 내 휴대전화를 제출하겠다”고 부인했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은 “일각에선 성 회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를 돕는다 해서 표적이 됐다고 하는데 들어본 적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총리는 “루머 아닌 루머는 들었다”면서도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다. 나는 대권에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 / 서산=지명훈 기자
#이완구#성완종#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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