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박정희를 히틀러에 비유… 文대표 원색비난 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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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정희 참배’ 후폭풍]“유대인이 히틀러 참배하나” 발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정청래 최고위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당내 일부 인사는 10일 문 대표의 참배를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최고위원들 사이에선 참배에 대한 견해차가 명확히 갈리면서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천 전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당 대표의 첫 일정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 치하에서 유신독재 망령이 되살아난 듯한 엄중한 상황”이라며 “독재자들과의 화해는 잘못된 역사가 청산된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도 “(문 대표가) 박 대통령과 전면전을 한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건 언밸런스(불균형)하다”며 “당내 화합과 통합을 할 때 극심한 찬반 논란이 있는 행보를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현충원 참배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文, 첫 민생 행보는 직장인과 만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가 10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한 직장인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를 해놓고 아닌 척하며 이중 배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文, 첫 민생 행보는 직장인과 만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가 10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한 직장인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를 해놓고 아닌 척하며 이중 배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를 놓고 당내에선 “당 대표가 이미 실행한 일을 두고 비판만 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최고위원이 튀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신임 지도부가 갓 출범했는데 내부에서 총질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논란을 두고 당내에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참배를 결정해 지난 역사를 털고 간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놔 드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호남의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전략적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며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르면서 ‘당을 위한 정치’보다 ‘자기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참배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와 관련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산업화 세력을 인정하고 안보를 강화하는 ‘우(右)클릭’ 행보로 당 외연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우리 당을 살려 내는 길 아니겠나”라며 “결국 우리 당의 지지율을 올리는 길인지 아닌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9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 ‘참배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53.5%로 ‘공감하지 않는다’(24.9%)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21.6%였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참배에 공감한다’는 견해가 58.5%로 ‘공감하지 않는다’(24.9%)보다 높았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문재인 박정희 참배#정청래#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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