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안을 두고 정부와 농협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조합원 직선제로 개편하고 감사 기능을 외부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경제사업 활성화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담은 2차 개혁안도 신속하게 마련해 이르면 7월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에 따르면 1차 농협개혁안에는 중앙회 내부 감사 기능을 떼어내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 감사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는 중앙회 내부의 조합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회가 각각 일선 조합과 중앙회·지주·자회사 등을 감사하고 있다. 이를 독립기관에 맡겨 감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농협은 외부 감사위원회가 조합 감사권까지 가져가면 자율성이 훼손되고 기존 조직과 기능이 겹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운영에 450~500명의 인력과 1400억~15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추진단은 농협이 인력과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조합 감사 210명, 지주·자회사 감사 20명, 운영지원 20명 등 약 250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기존 감사조직의 지출 수준을 고려하면 500억 원 안팎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은 “자율성을 강조하려면 책임성과 조직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외부 감사위원회는 이런 기본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중앙회장 직선제 비용을 놓고도 양측의 계산이 엇갈린다. 농협은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전체 조합원 187만 명이 투표하면 위탁 경비 318억8000만 원과 선거운동비 87억4000만 원 등 총 406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가 직선제 선거를 추진하는 만큼 비용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농식품부는 직선제 비용을 208억~228억 원으로 추산했다. 최소 추산액이 농협 예상치의 절반 수준이다. 선거 비용은 공직선거처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선거는 농협법에 따라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8년 선출되는 차기 중앙회장의 임기를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1년 줄이기로 하고, 2031년부터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러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협 개혁안의 가장 핵심은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외부화”라며 “여러 비판을 반영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더라도 이 두 가지 내용은 끝까지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감사위원회 독립과 인사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
추진단은 2차 개혁안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금융·경제 지주의 지분을 모두 보유해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추진단은 2차 개혁을 통해 두 지주회사를 중앙회에서 분리하고, 주식을 지역농협이나 조합원에게 나눠 중앙회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단은 7~8월 중 2차 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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