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선택은 ‘국제시장’ 대신 ‘님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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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향수 영화 관람 고민” 후문… 文측 “부부가 보기 좋은 영화 골라”

새정치민주연합 유력 당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사진)이 성탄절을 앞둔 24일 노부부의 일상과 죽음을 다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관람했다.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 내려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봤다. 문 의원은 최근 호남을 방문하면서 당권 도전은 물론이고 2017년 대통령선거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의원은 어떤 영화를 볼지 막판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영화의 ‘메시지’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영화 ‘광해’를 보면서 눈물을 흘려 지지층을 결집했고, 올해 초에는 5공 시절 공안사건인 ‘부림사건’ 관련자들과 함께 영화 ‘변호인’을 관람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당초 문 의원 주변에선 파독 광부, 베트남전 등 산업화 시대를 조명한 영화 ‘국제시장’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CJ E&M이 투자배급을 맡은 ‘국제시장’은 25일 현재 전국 누적관객 230여만 명을 돌파한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부산을 지역적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도 하고 특히 영화 내용 중 나오는 흥남철수는 문 의원의 가족사와 직접 관련된 대목이다. 문 의원 부모는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남한으로 넘어왔다. 1952년 1월 피란지 거제도에서 태어난 문 의원은 자서전 ‘운명’에서 “6·25때 피란민들을 잘 대해준 거제도 주민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야권 일각에서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고 보수적 정서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를 굳이 볼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나왔다. 이런 의견이 문 의원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문 의원 측은 “크리스마스에 부부가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를 고르다 보니 ‘님아…’를 택하게 됐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문재인#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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