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사장 선출때도 ‘숨은 손’ 작용설 무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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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금융’ 논란/원로의 쓴소리]
임기 남은 김기범 前사장 돌연 사퇴… 이영창 前부사장 유력후보 떠올라
이사회 직전 “검증 더필요” 상황 급변… 서강대 출신 홍성국 부사장 뒤집기

4개월의 최고경영자(CEO) 공백 끝에 지난달 26일 사장을 내정한 KDB대우증권의 사장 선출 과정에서도 ‘정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유력 후보가 부상하다가 논란 속에 낙마하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대우증권 사장 인선의 파행이 시작된 것은 7월 말 김기범 사장이 산은지주와의 갈등 속에 임기 8개월을 남기고 돌연 사퇴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금융계에서는 ‘박 전 부사장의 부친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어 현 정권 고위층이 박 전 사장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9월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는 11월로 연기됐다.

이후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해 내부 출신을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최종 후보에 오른 인물은 이영창 전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이었다. 당초 이 전 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10월 30일로 예정됐던 이사회가 당일에 취소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면접을 통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이 전 부사장을 1순위로 올린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사회 직전 외부의 입김을 받은 몇몇 인사가 갑자기 ‘후보 검증이 더 필요하다’며 낙점에 반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판세가 뒤집어져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홍 부사장이 낙점됐다. 증권가에는 ‘서강대 출신인 홍 부사장이 서강금융인회(서금회)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다만 그가 이전투구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이유 때문에 선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홍 부사장은 12일 임시주총에서 사장으로 정식 선임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KDB대우증권#KDB대우증권 사장#정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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